아직까지 나에겐 만두전골 원탑이고 만두전골하면 생각나는 곳. 물론 슴슴한 이북식 만두전골이기 때문에 호불호가 많이 갈리는 것 같긴 한데, 적어도 내 기준에선 그렇다. 예전에 가족끼리 워커힐을 갔을때 어머니 지인이 추천해주셔서 가봤는데 굉장히 만족스럽게 먹었기 때문에 근처에 갈 일이 생겼을 때 다시한번 방문. 근처에 가면 주차장부터 빽빽하다. 간신히 차 지나갈 통로를 만들어 놓고 주차를 해두시는 발렛요원분들의 실력이 대단하다고 느껴질 정도. 1층은 주차장 용도로 기둥만 있다시피하고 실질적 식당은 2층 하나뿐이긴 한데 음식도 금방금방 나오고 서빙 아주머니들이 능숙하셔서 테이블 회전률은 좋은 편. 만두전골과 녹두빈대떡을 하나 주문. 가격대가 좀 오르긴했는데 이정도면 4인가족이 충분히 먹어서 아직까진 괜찮은 가격이지 싶다. 만두전골의 만두는 두부랑 고기를 넣은 슴슴한 이북식 만두. 4인에 딱맞게 8개가 나온다. 집간장같은 걸쭉한 양념장을 따로 주셔서 찍어먹어도 되고 반으로 갈라서 다른 전골 구성들과 함께 먹어도 된다. 개인적으로는 후자를 선호. 전골육수가 기름기 하나 없이 맑은데 안에 들어있는 것도 홍두깨살, 대파, 팽이버섯이라 전골자체에는 청명 그 자체. 끓어오르면서 양념장이 풀어지면(살짝 저어줘야 잘 풀린다) 붉은색이 되면서 살짝 칼칼해지는데 이걸 개인 접시에 덜어놓고 만두를 찢으면 맑은 전골에 만두의 기름기가 퍼져나가는 광경을 볼 수 있다. 이렇게 같이 먹으면 기름기와 육수의 깔끔함 사이의 밸런스가 절묘하다. 슴슴한데 감칠맛이 있고, 매운 맛이 살짝 있는데 자극적이지는 않은게 그야말로 허허실실. 질깃한 홍두깨살과 쫄깃한 팽이버섯, 그 중간의 익힌 대파들이 선보이는 식감의 조화도 훌륭하다. 술을 마시면서 해장을 할 수 있는 메뉴. 차를 끌고가야하는 위치라서 한사람은 못마신다는게 단점 아닐까. 녹두전도 바삭바삭하면서 녹두맛이 꽤 나는 편. 술을 드실거라면 녹두전을, 식사를 하실거면 국수를 같이 시키시는걸 추천. 솔직히 처음 갔을때는 배가 상당히 불렀음에도 그릇에 코를 박고 먹었기 때문에… 이정도로 호불호가 갈리는 식당일거라곤 예상못했다. 확실히 주변 손님이 대부분 나이드신 분들이고 리뷰들을 보면 주변에 등산하고 오시는 분들도 많다고. 하남쪽에서도 비슷한 컨셉의 식당을 보았는데 가족 나들이나 어르신들이 놀러오시면서 들리기 좋은 식당이 아닐까.
묘향만두
경기 구리시 아차산로 6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