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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룬
추천해요
2년

인스타로 예약을 하고 방문했던 핀치. 막상 방문하니 비가 와서인지, 일요일 저녁이라 그런지 빈자리가 꽤 있었다. 하지만 저녁은 예약만 받으신다니 워크인 할거면 점심에 방문해야 할 듯. 새하얀 벽에 걸려있는 현대미술?같은 액자들, 채도와 투명도가 높은 장식품로 포인트를 주어서 식당보다는 오면서 볼 수있는 갤러리 같은 느낌. 매장 층고가 높고 폭은 좁은 점도 한몫 하는듯하다. 흰살 생선밥을 주문. 우선 반찬들을 깔아주시는데 샐러드, 수란, 야채절임, 미소장국이 나왔다. 특이하게 간장이 미니 스포이드에 담겨 있었고 와사비와 함께 한숟가락씩에 조금씩 떨어뜨려 먹으라고 안내해주셨다. 샐러드는 적당히 평범했다. 수란은 가쓰오부시? 살짝 간이 된 듯한 육수와 함께 나왔는데 노른자 익힘정도가 절묘했다. 반숙과 날계란 사이? 그러면서 너무 흘러내리는 질감도 아닌 것이 신기했다. 야채절임은 연근, 무, 오이였는데 연근이 굉장히 얇게 썰려있고 오이는 칼집이 빽빽히 들어가 있어 식감이 좋았다. 미소장국이 텁텁하다고 느껴 별로 좋아하진 않는데 이곳은 깔끔하고 은은한 단맛이 있어 꽤 맛나게 먹을 수 있었다. 솔직히 장국보다난 유부주머니가 들어있는 모찌의 쫄깃함이 국물에 푹 적셔진 유부의 식감과 어우러지는게 매우 인상적이었다. 이날의 흰살 생선은 광어였고 위에 레디쉬 피클과 시오콘부(다시마절임) 올라가 있었다. 밥에도 어느정도 양념을 해놓으신 듯. 한숟가락 떠서 입에 넣으니 래디쉬 피클의 사각거림, 시오콘부의 꼬득함, 선어회의 부드러우면서도 쫀득함이 섬세하게 엮여있었다. 그러면서 피클의 산미, 다시마간장의 찐맛, 회의 감칠맛이 섞여 부드럽게 혀에 퍼진다. 이미 꽤 간이 되어있는데도 간장을 떨어뜨렸을 때 짠맛보다 감칠맛이 더욱 부각된다. 플레이팅부터 마지막 한숟갈까지 꼼꼼하게 설계하고 음식을 체험 할 수 있게 하신듯한 느낌. 음료메뉴판을 봤을 때 칵테일부터 맥주까지 논 알코올이라 좀 아쉬웠다. 음식을 섬세하게 만드시는 만큼 술로 밸런스가 깨지는겅 원치 않으셨던 걸까? 말차 레몬에이드를 시켰는데 산도가 찡한 레몬에이드에 옅은 말차 맛이 해조류처럼 얹혀있는게 굉장히 재미있는 맛이었다. 식당 브레이크 타임에는 카페로 운영하신다는데 그때와서 다른 음료들도 먹어보고 싶을 정도. 물론 가격대가 꽤나 있고 양이 좀 적은 편이라 가성비가 아쉬운 건 사실이지만 요리사가 치밀하게 구성한 플레이트를 경험해본다는 느낌으로 접근하면 충분히 납득할 값이라고 생각. 공간이 예뻐서 커플끼리 오기도 좋을 것 같고…. 서촌에 간다면 고려해볼만한 식당인 것 같다.

핀치

서울 종로구 필운대로5길 11 1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