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님, 특히 아버지가 매번 가족외식으로 끌고 가시는 소문난촌돼지. 매번 좀 새로운 곳도 가보고 싶다며 입을 댓발 내밀고도 투덜투덜 따라는 가는 곳. 기본적으론 삼겹살집이고 갈비나 항정살도 판다. 오리도 팔았던걸로 기억하는데 영 인기가 없었는 듯. 고기도 생고기만 취급하고 질도 그럭저럭 나쁘지 않다. 사실, 꽤 좋은 편. 적당히 구멍이 나있는 고기판에 가스불로 구워먹으면 자기 기름에 튀겨지듯 구워지는게 밥이랑 먹기 좋다. 이 정도의 그냥 삼겹살집이면 다른 곳을 탐색하는데 아무런 장애물도 안될텐데, 안타깝게도 이 곳의 진가는 제철따라 주기적으로 바뀌는 나물들이 포함되어있는, 상에 꽉차게 깔리는 밑반찬들이다. 소쿠리에 산처럼 정류별로 쌓아올린 쌈채소들을 포함해서. 고기들이랑 곁들어 먹기도 좋고, 그냥 밥이랑 먹기도 좋다. 그리고 여기는 들어오자마자 공기밥 주문을 받고 2천원이다. 왜냐면 공기밥이 아니라 돌솥밥을 바로 지어서 주기 때문. 적당히 뜸을 들인 뒤 서빙되는 돌솥밥은 고기와 밑반찬들와 미칠듯한 시너지를 일으켜 식탁의 주인공이 밥임을 여실히 증명한다.(SMASH!) 사실 위의 고기와 밑반찬들 둘다 맛있긴 한데 먹다보면 3퍼센트 정도 모자라단 생각이 든다. 이걸 메워주는게 돌솥밥이다. 밥을 덜어내고 물을 부워 만든 숭늉을 전형적 고기집 된장찌개와 곁들이면 완벽한 마무리. 좀 거창하게 써진 느낌인데 막 찾아와서 먹을 정도의 식당은 아니고, 그냥 집근처 외식으로 이만한 곳이 없다 정도. 부모님이 또 끌고가실 때가 기다려진다.
소문난 촌돼지
서울 송파구 동남로18길 31 1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