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배들을 만나며 건대 근처에 먹을 곳을 탐색하다 양꼬치 먹을바엔 여길 가보는 것도 괜찮겠는데? 싶어 경험자인 녀석을 앞세워 방문. 후해진 지갑덕일까, 치솟는 물가 탓일까. 이정도 가격대에 이 맛과 서비스면 굉장히 합리적이라는 생각이 들다니. 학생때 잇딜을 보며 무슨 훠궈에 이 돈을 태워?라고 의문점을 가졌던 적도 있었는데…격세지감이다. 사람이 많다길래 대기할 요량으로 좀 일찍갔는데 자리가 널널해서 오히려 일행이 올때까지 뻘줌하게 빈자리를 바라보고 있어야했다. 그래도 주문하고 나올 때쯔음 딱 맞춰 일행이 도착했으니 메데타시 메데타시. 뭘 시켜야 좋은지 잘 몰랐으므로 모듬 위주로 이것저것 주문해보았다. 특히나 인상깊었던 건 직접 만들어 먹는 새우완자와 양념된 우설. 둘다 경험자가 난리부르스를 쳐서 시켜본 건데 그럴만 했다는게 학계의 정설이다. 고기나 야채 질도 굉장히 좋은 편이고 깔끔하게 손질되서 나와 굉장히 좋았다. 탕은 홍탕과 백탕, 토마토탕으로 먹어보았다. 홍탕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마라탕인데 향이 확실한 건 좋지만 좀 매운 느낌이고, 백탕은 그냥저냥 사골국물. 그래서 제일 좋았던 건 토마토탕! 적당한 산미와 풍부한 감칠맛이 있는게 재료의 맛을 더해주고 물리지 않고 먹을 수 있게 한다. 훠궈를 시작하기 전에 그냥 국으로 먹어볼 수 있게 해주는 것도 좋았다. 소스는 디저트들과 함께 따로 섹션이 있어 직접 만들어 가져올 수 있다. 여러가지 추천 조합들이 있는데 소스 맛이 엄청 강하거나 하지 않고 훠궈 그 자체로도 맛있기 때문에 어떤 소스로 만들어오든간에 취향 차 정도만 있을 듯. 사실 감탄스러운 건 디저트 뷔페. 저질 뷔페에서나 보던 비주얼의 케잌 때문에 ptsd가 떠올라 눈 질끔감고 입안에 넣었는데 생각외로 제대로된 크림과 텍스쳐에 놀랐다. 즉시 재방문해서 적당히 쓸어옴 ㅎ 과일의 당도나 신선도도 좋고 관리가 잘 되있었다. 훠궈엔 고량주가 빠지면 아쉽지. 마시면서 알코올 섹션을 좀 더 뒤져보다 하이디라오 전용 맥주가 있길래 주문. 이것도 적당히 이름만 갖다붙인 양산형 밀맥이 아닐까 걱정했는데, 매운 맛을 씻어주는 적당한 단맛과 바디감에 라이트하면서도 아로마가 풍부해서 꽤나 비싼 가격대가 이해가 됐다. 훠궈랑 잘 어울리게 섬세하게 설계한 듯한 맥주. 하이라이트로 하이디라오 특제면을 주문. 요청하면 점원분께서 포포몬쓰와 함께 면을 길다랗게 뽑아내주신다. 웃고 떠들면서 인스타에 올리느라 탕에 오래 놔두면 너무 흐물흐물해져서 면이 아니게 되므로 빠르게 클리어 하도록 합시다. 이래저래 접객도 좋고 굉장히 즐거운 시간을 보낸 식당. 무한 리필 훠궈가 상가마다 있는 건대에서도 사람들로 북적북적한 이유를 알 수 있었다. 다음에도 가야지!!
하이디라오
서울 광진구 능동로 110 스타시티 영존빌딩 2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