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프리미엄 훠궈를 맛나게 먹은 기억이 있어서…프리미엄 샤브샤브는 어떤 느낌일까 궁금해져 밋업으로 방문. 육수가 아홉가지나 있어서 의견을 통일하는 것도 만만찮았다. 투표를 통해 우선 버섯과 스키야키로 주문. 스키야키는 전용 냄비를 가져다주시는게 또 분위기가 있달까. 비싼 가격답게 고기도 무한리필. 소 부채살과 알목심, 돼지 삼겹살과 목살이 제공되는데 같은 가격이면 역시 소를 먹는게…. 거기에 샤브국물에 한번 담갔음에도 돼지고기 육향이 꽤 세게 올라오는것도 있고, 소고기가 스키야키에 더 어울리는 느낌이기도 해서 겸사겸사 소고기만 계속 주문. 야채는 청경채, 배추, 단호박. 미나리, 쑥갓, 표고와 느타리와 목이 버섯으로 다양하고 신선하게 제공되었다. 처음 한번은 가져다주고 그다음부터는 입구쪽에 위치한 테이블에서 챙겨와야 한다. 스키야키 육수의 경우 대파, 두부, 당면을 추가로 넣어주시고 모자라면 주문 가능. 소스의 경우는 간장과 참깨소스가 제공되고 쪽파, 고추, 마늘을 넣어 취향에 맞게 먹을 수 있다. 기본적으로 산미가 꽤나 있는 라이트한 맛이라 무한 리필로 고기를 흡입하는데 상당히 도움이 된다. 여기서도 스키야키의 경우 날계란이 추가로 제공된다. 스키야끼 육수가 달달하면서 짭잘한게 누구나 호불호가 없을 듯한 맛이었다. 계란을 같이 찍어먹으면 부드러운 맛이 배가 되기도 하고 이것저것 옵션이 많이 나와서 처음 오시는 분들은 이걸로 시키시면 좋을 듯. 버섯은 좀 슴슴하고 무난한 맛. 샤브샤브의 정석 같기도 한데 좀 재미없는 거 같기도 하고…스키야키 먹다 먹어서 더 개성이 안 느껴진 것 같기도. 미나리 넣어 먹기 좋은 육수란 생각이 들었다. 여기의 특징 중 하나는 육수별로 마무리 음식이 존재한다는 것. 버섯의 경우 트러플 리조또, 스키야끼는 볶음 우동이다. 일반적으로 육수를 좀 남겨서 만들어주는 샤브샤브집들과는 다르게, 육수를 거의 다 덜어내고 건더기나 양념을 아예 새롭게 투입해서 음식을 만들어주신다. 근데 이러면 뭔가 샤브샤브 후식의 느낌이 아닌 듯한…? 그리고 육수 덜어내는 과정이 너무 길어서 지루하다. 저희는 빨리 다음 페이즈로 넘어가고 싶어요…. 암튼 둘다 맛있게 먹었다. 향이나 맛이 강하지 않고 밸런스가 잡혀있달까. 그리고 유자청양 육수로 교체했다. 유자가 둥둥떠있는 독특한 비주얼에, 강렬한 산미와 은근히 뒤따라오는 매운 맛이 느슨해진 혓바닥에 긴장감을 준다. 배부르게 먹고 이 육수로 교체해 먹으면 딱 좋을 것 같은 맛. 다만 고기를 넣고 끓이다보니 기름기가 껴서 처음만큼 충격적인 맛이 유지되지 못한다는 게 아쉽다. 후식도 라멘인지라 그냥 육수에 면을 투입하는 정도인데 유자청을 따로 줌에도 꽤 느끼한 음식이 되어버리는… 그래도 이곳의 독특함을 느낄 수 있어 코코넛 그린커리나 토마토같은 육수들은 어떨지 기대가 된다. 가격대가 좀 높긴 한데 분위기나 서비스, 재료의 질 다 무난하게 좋고, 여러 모임에 어울릴만한 장소. 다른 육수들이 궁금하기 때문에 집 근처 지점을 몇번 더 방문하게 되지 않을까싶다.
모던 샤브하우스
서울 영등포구 국제금융로8길 31 SK증권빌딩 지하1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