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찌저찌 택시까지 타고 2차로 가게 된 이름도 요상한 2000냥 순두부. 선유도역 출구 바로 앞 건물 지하에 위치한 곳. 밤에 갔을 땐 몰랐는데 1층엔 스벅이 있다. 일단 들어선 분위기는 딱 대학가 근처 이모네 포차. 이것저것 주의문이 여기저기 흐드러지게 붙어있다. 주로 셀프 서비스에 관한 것들과 테이블에서 주의해야할 것들. 안주가 미친 가성비 때문에 술은 테이블당 2병, 안주는 가져와서 먹어도 되지만 술은 안된다. 그외 뭐 계란은 안전하다 등등…뭔가 억까를 많이 당하신 듯한 뉘앙스. 처음에는 인당 메뉴 하나씩 골라서 가져갔더니 욕을 태배기로 먹고 세개로 컷 당했다. 소주 한 서너병 먹고 다시 갔더니 마저 해주셨다. 통으로 얼린 소주를 파는 것이 독특. 아마도 여기의 대표메뉴일 계란말이가 엄청나다. 양도 양이지만 비린내도 없고 푹신한게 케첩머스터드랑 먹으면 끝도 없이 들어갈 듯. 돼지껍데기도 푹 삶아서 초장과 야채에 무쳐내신게 거칠지만 오히려 가게와 어울리면서 소주 안주. 그리고 1차에서 못먹은 한을 풀어주는 콘치즈…그냥 뚝배기에 때려박고 끓여낸 비주얼이 입이 떡 벌어진다. 부대찌개는 그냥 적당히 먹을 만한 맛. 튀김이나 구이는 대부분 제품이다. 얼큰히 취해서 계산하러 가니 거의 소리를 지르듯 호구조사부터해서 물건 잘 챙기라는 잔소리까지 이어지신다. 물건 놓고 가지말라고 한 세번 말씀하셨는데 술마신 자유로운 영혼은 말을 듣지 않았다. 결국 다음날 찾으러 가니까 자기가 어제 그렇게 얘기했는데 놓고갔냐고 한참을 쏘아붙이시다 웃으며 다시 오라고 말씀해주시는 사장님. 츤데레 맛집이다 이집.
2000냥 하우스 토종 순두부
서울 영등포구 양평로 126 신성빌딩 지하1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