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가 보고싶은 밤' 지난겨울날 갔던 와일드 플로어. tmi 지만 과대평가 당한 실력으로 회사에서 꽤나 힘들었던 시간에 갔다. 뜻하지 않은 기대들이 본인을 얼마나 짓누르는지 알 수 있었던 시간이었는데 그런 시간 속 한 줄기 빛 같던 공간과 시간이었다. 사실 처음에는 기대 없이 들어갔는데 모든 메뉴가 수준급이었다. endive, scallop, fish, squid, paprika 총 다섯 가지의 메뉴를 주문. 메뉴 이름도 심플하다. 엔다이브는 그냥 먹기 좋았고 가리비 관자와 파프리카는 신선한 조합이었다. 생선과 감자도 괜찮았고 총알 오징어는!! 매우 신기했다. 파프리카도 마치 5살 어린이처럼 파프리카 싫어!를 외치다 셰프님 추천에 의해 먹었는데 주문 안 했으면 큰일 날 뻔했다. 전체적으로 어둑한 분위기에 지쳐있는 본인과 일행을 세심하게 신경 써주는 셰프님, 기대 없이 들어왔다기엔 다음에 꼭 다시 와야겠는걸 싶었던 맛까지 매우 안정된 시간이었다. - 내가 할 수 있는 것과 하고 싶은 것의 구분이 명확해야 하고 무엇이 나를 힘들게 만드는지 정확히 파악하고 결단해야 할 때가 있다. 갑자기 생각나는 이때의 상황들 - 그럼에도 여하튼 여기는 너무 좋은 곳이었음. 데려간 사람에게 뒤늦은 감사를 전한다.
와일드 플로어
서울 성동구 뚝섬로7길 14 1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