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요한 날이라 어디로 예약을 할까 상당히 고민하다가 스와니예가 신사동으로 왔다기에 예약하였습니다. 편안한 공간 세심한 서빙 프로페셔널한 소믈리에 훌륭한 디쉬 과감한 재해석 기억에 오래 남을만한 경험이었습니다. 새로운 듯 하면서도 먹어본 듯한 맛이고, 아는 맛인듯 하면서도 생경한 느낌의 디쉬들이 많았습니다. 기억에 남는 메뉴를 얘기하자면 캐비어 깻잎쌈 맛있었습니다. 모렐 버섯은 브리오슈 식빵 같다고 생각이 들었구요. 오리 고기 오디랑 같이 나와서 좋았구요. 가슴살은 촉촉하고 껍질은 쫀득하게 잘 구웠더라구요. 메인은 메인 답게 등심 아주 맛있었습니다. 더덕 속을 구운 것과 껍질을 각각 따로 낸 것도 좋았어요. 가장 기억에 남는 건 전복이었는데, 반죽 구이라는 고서에 나오는 조리 방법을 사용했다고 하더라구요. 직화로 굽되 양념된 반죽을 계속 끼얹는 방식이라고 하던데, 처음 듣는 조리 방식이라 신기했습니다. 전복이 엄청 쫄깃하면서도 직화 향이 나는 게 인상적이었네요. 다만, 모든 메뉴가 제 입맛에 맞았다고 할 수는 없을 것 같아요. 아무래도 독창적으로 재해석하려는 메뉴들이 많아서, 직관적으로 이해가 어려운 디쉬들도 몇 있었습니다. 맛이 없다는게 아니고 제 취향이 아닐뿐. 시그니쳐 메뉴여서 추가 주문한 서래달팽이는 좀 많이 아쉬웠어요. 코스 자체가 애초에 페어링을 가정하고 만든 느낌이었어요. 베르블랑 소스를 많이 쓰시더라구요. 버터도 많이 들어가고 소스의 간도 꽤 있는 편이었습니다. 페어링의 술이 아니었다면 완식하기 힘들었을 수도. 와인 중에는 Arbois Blanc 1999가 기억에 남네요. 향은 달콤한 셰리의 향인데 마셔보면 상당히 프레쉬한 와인. 향과 전혀 다르게 달콤한 맛이 없고, 상큼하고 프루티함만. 독특했습니다. 미슐랭 2스타의 힘인지 외국인 손님이 절반이 넘었는데, 서버 분들과 소믈리에 님 능숙하게 영어로 설명하고 대화하시더라구요. 생일이라고 특별히 꼬냑 주셔서 감사합니다. 권성훈 소믈리에님 친절하게 설명도 잘해주시고, 굉장히 고심하시면서 페어링을 짰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습니다. 구글 어스를 통해 와인의 산지를 지도로 보여주고, 상세한 설명까지 적어놓으시는 디테일 좋았습니다. 매니저님과 서버 분들도 친절하셨습니다. 메인 셰프님이신 이준 셰프님이 인사하러 와주심. 영광이었습니다.
스와니예
서울 강남구 강남대로 652 지하1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