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출하고 얼큰한 국물이 당길 때 제격인 순두부 우동> 자정이 훌쩍 넘은 시간, 펍에서 안주 없이 맥주를 때린 탓에 좀 출출하고 얼큰한 국물이 당겨 막차로 들른 우동집이다. 행정구역상 은평구지만 서오릉에 붙어있어 접근성은 떨어진다. 그래도 갈 곳 없는 새벽 2시까지 영업하는 점 때문에 먼 길을 마다하지 않았다. 과연 이 시간까지 손님이 있을까 약간 의아했는데 더 늦게 차를 끌고 멀리서 오신다는 손님도 계셨다. 적당한 규모에 더 보탤 것도 뺄 것도 없는 담백한 분위기로 메뉴는 우동류 위주로 준비돼 있었다. 생각보다 사이드 메뉴도 다양하길래 순두부 우동 하나에 오돌뼈를 하나 주문해 봤다. 순두부 우동은 기본 우동에 비해 가격이 좀 있는 편이지만 술국처럼 그릇이 큰 데다 양이 참 실했다. 시뻘건 국물 위로 몽글몽글한 순두부와 김가루, 계란, 그리고 고추 등이 떠 있었다. 순두부와 함께 국물 한입부터 떠보니 생각보다 깔끔하고 시원한 맛이 먼저 느껴져 의외였다. 숙주와 순두부가 한몫한 듯 텁텁하게 걸리는 느낌도 없고 얼큰하게 속을 감쌀 뿐이었다. 면은 비교적 얇아 쫄깃함을 유지하면서도 국물을 잘 끌어안았고 숙주와 자연스럽게 함께 씹히는 식감이 좋았다. 면보다 밥이 어울리는 국물임에도 후루룩 들어가 분명 매력적이었다. 오돌뼈는 때깔과 냄새에서부터 이미 맵다 느껴졌고 혀에 닿자마자 맵기가 확 올라왔다. 어떻게 보면 굉장히 자극적인데 단맛은 일절 없었고 불향을 잘 입혀내 소주 안주로 괜찮았다. 오돌뼈까지 다 먹었다간 다음날 힘들 게 뻔해 우동 국물만 싹 비우며 시원하게 해장을 마쳤다. 개인적으로는 고춧가루 팍팍 뿌린 허연 우동 취향인데 매운 게 당길 땐 좋은 선택지 같다.
홍제동 우동국수
서울 은평구 서오릉로 242 1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