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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킨과 무국적 요리, Only the Chicken Was Ambitious> 먹으러 그렇게 돌아다니면서도 최근엔 홍대에 올 일이 은근히 없다. 애초에 가성비 위주의 식당들이 많이 몰려있는데다 제대로 맛을 보려면 홍대보다 연남동을 가게 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홍대를 찾은 건 뭐랄까 홍대와 어울리는 음식이 먹고 싶어서였고 그게 바로 치킨이었다. 주변 지인들이 극찬하여 아는 형과의 저녁 약속 장소로 정한 치킨집이다. 반지하에 자리한 작은 업장으로 미국 남부식 치킨을 표방하면서도 치킨 외 무국적 요리를 다양하게 내고 있다. 분위기와 인테리어가 꽤 독특한데 왠지 사장님의 취향이 반영된듯하다. 뼈 있는 치킨으로 프라이드 반, 양념 반을 주문해두고 레드락 생맥주부터 한잔했다. 사워비어와 치킨의 페어링을 밀고 있던데 폭염에는 역시 시원한 생맥주만 한 게 없어 후회는 없다. 먼저 프라이드를 집었고 막 튀겨 나왔음에도 튀김옷이 바삭한 스타일은 아니었지만 속살은 촉촉하고 부드러웠다. 밑간과 염지가 깔끔하게 잡혔었고 후추 향이 톡 하고 치고 올라왔다. 이어서 양념은 버무리지 않은 부먹 스타일이라 프라이드의 결도 어느 정도 살아있었다. 양념 베이스는 칠리소스와 치킨 마크니를 섞은듯한 매콤함, 단맛, 산미가 고루 잡힌 맛이었다. 남자 둘이 2인 1닭이라 양이 모자라 차가운 토마토 파스타를 시켜봤는데 굳이 필요 없는 선택이었다. 묽은 토마토 페이스트에 소면 비슷한 세면을 비벼 다분히 퓨전스러운 메뉴였다. 대파 골뱅이 샐러드 역시 같은 이유로 시켰는데 이건 골뱅이 씨알이 굵고 시큼상큼한 드레싱과의 조합도 좋았다. 다만 주인공인 치킨에 특별함은 못 느껴 가볍게 먹고 갈 걸 그랬다. *2024년 8월 방문

야망치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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