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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형 요소에서 오는 재미가 쏠쏠한 오사카풍 오코노미야키> 홍대에서 좋아하는 가수의 길거리 버스킹을 보고 난 후 연트럴파크 끝자락까지 걸어 도착한 오코노미야키 전문점. 사천교 부근이라 연남동치고 상대적으로 한산한 상권에 자리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시점 범홍대에서 가장 핫한 일식당 중 하나로 평일 애매한 시간대를 노렸음에도 웨이팅이 걸렸다. 애초에 가게 규모가 되게 아담한 편이라 수용 인원이 많지 않다. 다행히 주변에 볼거리가 많고 옆에는 또 유명한 카레빵집이 있어 알뜰하게 시간을 보내다 입장했다. 창고 같던 공간을 개조한 2인용 룸으로 안내받았으며 좁은 듯 생각보다 안락했다. 하지만 남자 단둘이, 그것도 군대 후임이었던 형과 함께 앉기에는 뭔가 어색한 기류를 지울 수 없었다. 입구부터 다른 아예 분리된 룸인데 홀, 주방으로 벽에 구멍만 작게 뚫려있었다. 찬으로는 상큼하면서도 달콤한 맛이 도는 양파절임이 제공되고 김치는 요청시 주신다. 오코노미야키는 히로시마풍과 오사카풍 둘 다 취급해 고민 후 오랜만에 오사카풍으로 시켰다. 일본에선 1인 1판이 일반적인 반면 사장님께서 한 판 양이 거진 2인분으로 넉넉하다길래 야키소바 한 그릇만 추가했다. 생맥주는 당연 필수고 봉긋하게 올린 거품이 인상적이었다. 데리야키, 마요네즈 등 소스는 자리에 비치돼 있고 데리야키는 히로시마 핫쇼에서 본 제품이었다. 사장님께선 오코노미야키에 데리야키가 좀 들어있으니 먹다가 곁들이길 권하셨다. 오코노미야키는 접시를 꽉 채운 채 담겨 참 푸짐했고 차곡차곡 레이어를 쌓은 방식의 히로시마풍과는 결을 달리했다. 반죽과 재료가 한데 섞여 어떻게 보면 난해한 오사카풍스러웠다. 조랭이떡과 견과류, 칩 과자처럼 정통 오코노미야키 스타일에는 없는 재료도 몇 가지 눈에 띄어 약간의 변형이 느껴졌다. 반숙으로 요청한 계란 프라이가 올라간 점도 같은 맥락이다. 예쁘게 한 조각 덜어 맛을 보니 전반적으로 담백함 속에서 오사카식답게 호방한 재료와 반죽이 한데 어우러져 풍성한 식감과 맛이 빛났다. 칩은 매콤해 자극적인 킥과 재미를 더했다. 고점이 낮은 오사카풍 오코노미야지만 채소와 해산물, 견과류와 칩 등 재료의 맛과 식감을 잘 배치한 탄탄한 기본기가 돋보였다. 마요네즈의 공간을 일부러 비워둔 느낌도 꽤 좋았다. 이어서 야키소바는 기대와 달리 소스가 흥건하고 질척였고 단맛이 많이 튀었다. 단짠 중심으로 이어져 금방 물리는 느낌이었고 무엇보다 오코노미야키와의 궁합이 그리 좋진 않았다. 짭조름하고 드라이한 스타일을 기대한 탓인지 첫인상부터 다소 부담스럽게 다가왔다. 은연중 다행인 것은 송송 썬 파가 들어있어 그 매콤함이 어느 정도 밸런스를 잡아줬단 점이다. 어쨌든 오코노미야키는 괜찮았고 변형 요소에서 오는 재미가 쏠쏠했다. 일본과 비교를 하게 되면서도 스타일이 꽤 다르다는 느낌을 받았고 친절함에 있어선 올해 갔던 업장 중 1위다.

소점

서울 마포구 성미산로17길 99 1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