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주 완성도가 더 인상적인 하이볼 바> 하이볼을 그리 자주 마시는 편은 아니지만 하이볼 전문 바라니 다소 생소하기에 궁금증을 안고 찾아갔다. 연트럴파크 골목의 한 건물 반지하에 자리해 있어 눈에 잘 띄지는 않았다. 후쿠오카 유흥가인 나카스를 차용한 상호부터 일본 바의 결을 따르지만 분위기나 인테리어는 적당히 바이럴을 갖춘 선에서 절제돼 있었다. 대놓고 어디를 베낀 느낌도 없고 말이다. 레트로를 의도한 듯 황동 빛이 천천히 퍼지는 공간엔 나름의 내실이 담겨 있었다. 다만 연남동답게 손님층이 어려 이제 막 성인이 된 그룹도 보이고 전체적으로 약간 어수선했다. 첫 방문이라 간단히 메뉴 소개를 받았는데 헤네시 앰배서더 매장이라 했던 거 같다. 가격이 좋을 순 있어도 하이볼 바에서 굳이 코냑을 주문하고 싶은 마음은 없어 가볍게 패스했다. 하이볼 메뉴는 전반적으로 가격대가 있지만 연남동 평균에서 크게 벗어나진 않았다. 안주의 경우 많진 않으나 칵테일 바에 비해 합리적인 수준이라 하이볼 안주하기 괜찮아 보였다. 모든 하이볼은 단맛/드라이 중 선택 가능해 드라이한 카쿠빈 하이볼로 시작했다. 가장 저렴하기도 하면서 기본적이고 이집 하이볼 손맛과 밸런스를 가늠해 볼 수 있는 선택이었다. 달다구라한 하이볼을 극혐하여 드라이한 타입을 요청한 건데 솔직히 드라이함을 떠나 위스키 맛 자체가 연하고 싱거운 감이 없지 않았다. 그래서 입안에 와닿는 타격감도 약했다. 하이볼로 더 달리긴 애매하다 싶어 안주로 눈을 돌렸고 탄수화물이 당겨 나폴리탄 한 그릇을 시켜봤다. 젓가락과 접시가 준비되자마자 주방에서 바로 요리에 들어가 만들어졌다. 정통 나폴리탄을 모던하게 재해석한 맛으로 포션과 완성도 모두 훌륭했다. 날이 서지 않은 산미에 파마산 치즈의 꼬리한 풍미와 양파, 파프리카 등의 불향이 담겨 느끼하지 않았다. 하이볼이 아쉬운 점과 별개로 안주로서의 궁합이 좋아 하이볼을 곁들인다 생각하니 만족도가 올라갔다. 둘이 나눠 먹기 딱이었으며 그을린 소시지는 왜 이렇게 맛있었나 모르겠다. 디제스티프로는 치타 니트를 요청했고 맥주였으면 좋았겠지만 체이서로 우롱차를 내줬다. 확실히 히비키보다 거칠고 스모키하며 피트 향이 살짝 감돌았고 달콤한 뉘앙스는 약했다. 위스키엔 그에 맞는 간단한 안주도 제공되었고 전반적으로 매끄럽게 이어지는 접객 덕분에 즐겁게 머물다 나왔다. 함께 간 친구가 술꾼이라 매상을 많이 올린 덕분일지도 모른다. PS. 야외 개방형 흡연실 구비
나카스 하이볼 클럽
서울 마포구 연희로1길 59 1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