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화도에서 영업을 종료하고 올해 남대문에 새 둥지를 틀고 미쉐린 가이드 빕 구르망을 획득한 평양냉면 전문점, 서령. 이 분야에 종사하는 건 아니지만 좋은 기회로 이틀간 일을 하며 평소 관심이 많았던 외식업과 서비스업을 직접 경험할 수 있었다. 결론적으로 배울 게 많은 소중한 시간이었고 원래 가고 싶었던 업장이지만 여전히 손님으로 다시 찾고 싶은 마음이다. 항정수육이 궁금하기도 하고 청결한 위생 환경과 매끄러운 접객 그리고 이를 가능하게끔 고군분투하는 훌륭한 직원들 덕분에 근무 내내 깊은 인상을 받았다. 매니저님이 좋게 봐주셔서 고정 근무를 제안해 주셨지만 개인 사정상 계속 함께할 순 없었는데 언젠가 다시 만나 뵙기를 희망하며 _물냉면 지단, 오이, 편육, 삶은 계란 반쪽이 정갈하게 올라간다. 기름기를 싹 걷어낸 맑고 청아한 육수는 마치 차가운 갈비탕처럼 소고기 육향이 잔잔하게 담겨있다. 개인적으로 느끼기엔 직관적이진 않았는데 마실수록 묘하게 빠져들었다. 면은 순면은 아니라 거칠지 않고 메밀 특유의 구수한 향이 적당히 남아 있으며 부드럽게 씹힌다. 편육은 세 점 정도 올라가는데 탄력이 있으면서도 단단하게 씹히고 퍽퍽하지 않아 취향 저격 _만두 반 접시 고기, 두부, 부추가 주재료로 꽉 찬 담백한 맛의 이북식 만두. 피가 은근히 두꺼운 편인데 부들부들하게 삶아져 거슬리지 않는다. 특제 소스를 곁들이면 감칠맛이 더해져 풍미가 한층 살아나고 역시 물냉면보단 비빔냉면과 더 잘 어울린다. _비빔냉면 장조림처럼 길게 썬 결이 느껴지되 부드러운 양지고명과 거뭇한 색의 양념장이 올라간다. 양념은 단맛과 매운맛이 강하지 않고 담백하며 메밀면의 향과 본질을 해치지 않는 선에서 즐거움을 준다. 물냉보다 더 맛있게 느껴졌는데 아마 초겨울이고 날씨가 추웠던 탓일지 모르겠다. PS. 전체적으로 막국수에 가까운 인상, 서령초는 동치미 느낌의 시큼한 에지를 더해주는 역할
서령
서울 중구 소월로 10 단암빌딩 1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