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렴한데 맛은 저렴하지 않은 평양냉면과 괜찮은 안주들> 한강 이북 어르신들의 아지트, 탑골공원 인근에서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에 평양냉면을 팔기로 유명한 곳이다. 방문 당시 평양냉면 가격이 1만 원으로 올라서 약간 아쉽기는 하다. 점심에는 테이블당 주류 한 병만 주문이 가능하도록 제한을 둬 제대로 달리려면 저녁시간에 방문하길 권장한다. 냉면에 앞서 막걸리 한 병이랑 돼지수육 그리고 녹두지짐을 주문했다. 돼지수육은 9천 원이란 저렴한 가격에 걸맞게 삼겹살 같은 고급 부위가 아닌 돼지 머릿고기였다. 차갑게 식혀 나오는 머릿고기지만 쫄깃함과 탄력이 일품으로 잡내도 일절 없었다. 그렇지만 머릿고기는 개인적으로 그렇게 선호하는 부위가 아니라 녹두지짐이 더 인상 깊게 와닿았다. 녹두 함량과 속 재료로 밀도 높은 반죽을 돼지기름에 참 고소하게 잘 부쳤다. 돼지기름으로 부쳤으면 느끼하고 탄 맛도 조금은 날 법한데 오히려 담백했으며 모서리 부분의 바삭함이 끝내줬다. 아마 전이라기엔 두툼하고 뚱뚱해 녹두지짐이라 부르지 않나 싶다. 대망의 평양냉면은 육수에 간장 간이 어느 정도 돼 있어 밍밍하거나 슴슴하다 느껴지지 않고 육향도 적당히 담겨있었다. 평양냉면 초보자도 충분히 즐길 수 있을 정도의 맛이었다. 면발은 메밀 함량이 높지 않은지 탱탱한 편으로 면치기 몇 번에 툭툭 끊기지 않았다. 순 메밀을 고집하는 사람들에겐 아쉬울 수 있으나 쫄깃함을 좋아하는 내겐 딱 좋았던 면이다. *2022년 7월 방문
유진식당
서울 종로구 종로17길 40 1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