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렸을 때 LA에 두 차례 머문 적이 있다. 한 번은 두 달 정도 짧은 유학, 또 한 번은 일주일 남짓 가족 행사 참석이었는데 그때 친척들이 자주 데리고 가던 한식집들이 여럿 있었다. 한밭설렁탕은 기억이 나지 않지만 이번에 친척들과 만나 말씀을 들어보니 예전에 자주 사 먹여주셨고 엄청 잘 먹었다고. 아무튼 여기 조선갈비는 냉면을 먹으러 자주 들른 기억이 난다. 이모부께서 식도락을 굉장히 좋아하셔서 한식 기준이 꽤 높으신데 여기와 한밭을 가장 좋아하시고 단골로 삼으신다. 점심에 가서 갈비 냉면 세트를 먹었고 가격은 약 40달러 정도. 그땐 별 생각이 없었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코리아타운에서도 고급 식당에 드는 수준이다. 맛 역시 클래식한 고급 한식 고깃집의 전형으로 안정적이며 무엇보다 양이 정말 많다. 갈비는 적당히 달짝지근한 양념을 과하지 않게 입혀 생갈비의 풍미를 어느 정도 살리면서 고기 자체는 굉장히 야들야들하고 부드럽게 잘 구워냈다. 미국산 소고기라 기름기도 나쁘지 않고 느끼하지 않아 배가 불러도 부담 없이 잘 들어간다. 물냉면은 함흥식으로 면은 쫀쫀하고 강한 탄력을 가지고 있으며 육수는 거의 사이다처럼 시원하고 간이 많이 시큼해서 따로 간을 할 필요가 없었다. 반찬들은 전부 너무 편안한 한국 맛 그 자체로 김치, 깍두기 맛이 특히 훌륭했다. 얻어먹은 식사였기에 세세한 평가는 어렵지만 가족 단위로 코리아타운에서 조금 프라이빗한 자리를 원할 때 이만한 곳이 없다는 느낌이다.

Chosun Galbee

3330 W Olympic Blvd, Los Angeles, CA 90019, US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