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서 만나기 힘든 토속적인 보리밥상> 제3차 제육대회는 개인 사정으로 인해 불참했고 거의 3개월 만에 멤버들과 모여 제4차 제육대회 시간을 가졌다. 제육을 명분으로 매번 거하게 달리지만 제육대회임엔 변함이 없다. 이번 대회 장소는 지역별 안배를 고려하여 신당 쪽으로 정해졌고 더 구체적으론 신당중앙시장을 벗어나지 않았다. 3년 전 옥경이네 건생선 이후 한동안 안 왔기에 굉장히 반가웠다. 실내로 들어가니 멤버들과 게스트 한 분께서 먼저 도착하셔서 주문을 넣어두셨다. 메뉴판은 간결했고 제육대회인 만큼 제육볶음과 보리밥 그리고 쌈으로 구성된 고기 쌈밥으로 먹었다. 상추, 배추, 양배추, 고추, 당귀, 다시마 등 화려한 쌈 채소를 시작으로 밑반찬 4종이 차려졌고 쌈장이랑 갈치속젓도 나왔다. 반찬들은 두루 괜찮았다만 싱싱한 쌈 채소에 압도됐다. 밥은 인당 하나씩 흰밥과 보리밥을 섞여 대접에 담아주시는데 사장님께서 원하면 보리밥으로만 해주신다 하셨다. 고추장과 참기름은 이미 들어있었고 바닥엔 각종 나물들이 깔렸었다. 된장찌개는 5인이라 나눠 먹으라고 총 세 그릇 내주셨으며 걸쭉한 스타일은 아닌데 그렇다고 싱겁진 않았다. 구수함과 함께 간이 살짝 자극적이라 대접에 넣고 비벼 먹기에 딱이었다. 대회 목적상 주인공이나 다름없는 제육볶음은 두 접시로 나누어 나왔는데 물기 없이 바짝 볶아내 고추장 불백 같았다. 돼지고기, 양파 외에 눈에 띄는 재료는 없었고 깨를 뿌려놨었다. 엔간하면 맛있는 게 제육볶음이니까 바로 한입 맛봤고 크게 짜거나 맵지 않고 간간했다. 살코기 부위를 써 기름기가 많고 부들부들하진 않았는데 양념에 달달 볶아져 나름 부드러웠다. 사실 제육볶음보다도 손이 많이 간 건 보리밥과 쌈 채소였고 최고의 조합은 잘 비빈 보리밥에 찐 양배추와 갈치속젓을 올려 한입에 싸 먹는 거였다. 다시마 쌈 또한 아주 근사했다. 비록 쌈 채소는 남겼지만 소맥을 털어 넣으며 대접과 대부분의 찬을 싹쓸이해 맛과 건강을 다 잡은 만족스러운 식사였다. 이번 대회에선 제육볶음보단 토속적인 밥상이 더 빛난 듯
장수 보리밥
서울 중구 퇴계로85길 12 1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