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장 온 일본인 지인이 족발이 먹고 싶대서 함께 방문한 족발집. 족발이 배달 음식으로 이미지가 굳어 있다 보니 멀리 가서 먹는다면 기준도 자연스레 엄격해질 수밖에 없는데 이 정도면 헛걸음은 아니었다는 생각 메뉴는 족발 중자와 대자 그리고 몇 가지 사이드가 전부로 구성은 단출하다. 중자를 미리 예약하고 오후 7시쯤 가니 거의 마지막 손님이었음. 옆에 유일하게 남아 있던 다른 한 테이블은 간사이에서 오신 분들이었는데 입맛에 잘 맞았는지 연신 극찬을 쏟아냄. 의외로 일본인 여행객들이 많이 온다고 족발이 소진되면 더 이상 손님을 받지 않고 영업시간 내에는 별다른 재촉 없이 편하게 먹을 수 있는 점이 마음에 들었다. 사장님과 사모님 두 분이서 운영하시는데 응대도 무척 살가웠고 이것저것 넉넉하게 챙겨주셨음 족발 중자는 뒷다리를 사용해 앞다리를 쓰는 대자보다 양은 당연히 적지만 사장님 설명으론 체감 차이는 크지 않단다. 가격은 3만 원으로 부담 없고 작지 않은 접시에 수북하게 담겨 나온다. 대형 냄비에서 갓 삶아낸 족발로 바로 준비해 주는 따족 스타일이라 살코기와 비계 구분 없이 전체적으로 굉장히 흐물흐물한 식감이다. 양념은 꽤 진해 씹을수록 달짝지근함이 분명하게 드러나지만 따족의 질감과 맞물리며 부담스럽게 남지는 않는다. 쫀득한 껍데기에서 배어나온 젤라틴이 입안을 적시고 살코기가 자연스럽게 풀리듯 녹아들며 양념의 여운을 남긴다. 반찬으로 콩나물국, 동치미, 부추무침, 무생채, 쌈채소가 깔리는데 전반적으로 시원하고 간이 분명해 족발의 느끼함을 확실히 잡아준다. 손맛도 잘 느껴지는 구성이다. 일부러 일본인들이 선호할 만한 따족으로 준비해 주신 점은 감안해야겠지만 개인적인 취향은 여전히 이보다 미지근하고 양념이 거의 없는 담백한 족발 쪽에 가깝다. 예를 들면 서교동 마산족발. 어쨌든 이 많은 양을 물리지 않고 거의 다 먹은 걸 보면 취향을 떠나 납득할 만한 매력은 있다. PS. 마지막 사진 껍데기에 붙은 거 털일까 ㅜ
와글와글 족발
서울 종로구 창신길 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