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양식 전문점이자 1세대 로스터리 카페> 스스로 남자치고 돈까스나 돈카츠를 그렇게 좋아하지 않는 편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경양식 돈까스는 군대와 대학 기숙사에서 질리도록 접하던 메뉴여서 더욱 사 먹지 않게 된다. 그런 본인이지만 음식엔 스토리텔링이 빠질 수 없는 법이고 히스토리를 담고 있는 돈까스가 문득 당겼다. 여길 유튜브로 알게 된 이후부터였고 그렇게 빠른 시일 내 방문하게 됐다. 지하로 내려가는 계단을 따라 들어서자 오래된 다방의 공기가 코끝을 스쳤다. 지하이기에 막 쾌적하다고는 말할 수 없지만 그 냄새마저도 세월의 장막이 되어 불편함을 감싸버렸다. 유난히 다방, 그러니까 킷사텐 계열의 분위기를 닮은 데에는 이유가 있다. 바로 경양식 전문점이자 로스터리 카페이기도 하기 때문으로 사장님께서 국내 1세대 바리스타이시다. 과거 일본으로 커피 유학을 다녀오셨다는데 되게 인자하시고 차분한 인상이셨다. 나갈 때 잠시 대화를 나눠보니 커피 지식도 방대하시며 일에 대해 자부심이 넘치시는 게 느껴졌다. 선곡은 의외로 드라마 OST 피아노 연주만 흘러나왔고 머무는 내내 첫 손님으로 홀로 있었다. 아무 데나 앉아도 된대서 넓은 좌석에서 메뉴판을 훑은 뒤 돈까스 정식을 주문했다. 먼저 제공되는 양송이 수프는 고소함과 루의 농도감에 우아하게 온기를 머금고 있었다. 케요네즈를 드레싱으로 싼 양배추 샐러드는 프레시한 식감으로 식사 내내 개운함을 더했다. 돈까스는 멋지게 플레이팅 돼 밥과 다른 접시에 나왔고 커틀릿과 유사한 비주얼이 흔히 보는 돈까스와 미세하게 결이 달랐다. 밥은 햇반으로 전자레인지 돌리는 소리가 곁들여졌다. 얇게 입힌 튀김옷 아래로 나름 두툼한 고기가 받쳐줬던 돈까스. 소스의 경우 산미는 거의 덜어내고 브라운 소스처럼 되게 포근하니 루에서 오는 은은한 단맛이 천천히 스며들었다. 누룽지를 연상시키는 바삭함이 표면에 묻어있던 밥에 올려 먹어도 이질감 없이 잘 어울렸다. 소스는 고기를 덮어버리기보다 그 맛을 해치지 않는 선에서 조용히 감싸는 쪽이었다. 정식의 마무리로는 블렌디드 커피가 나왔고 구수한 향 가득에 피니시는 묵직했다. 옅은 산미에 별다른 과일 향은 없었으며 설탕을 내어줘 한 스푼 넣으니 은근한 재미로 와닿았다. 한 끼로 충분히 든든하고 알찬 구성이었다. 요즘 물가에 서면 한복판에서 이 정식을 유지한단 사실이 경이로운데 언젠가 커피만을 목적으로 방문해 고급 드립을 꼭 마셔보고 싶다. PS. 인터넷이 느리니 현금 지참 권장
가미 레스토랑
부산 부산진구 중앙대로743번길 6 지하1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