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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쿠오카에서 먹는 이치란 정도 감흥의 돼지국밥> 토요일 밤 10시의 서면은 한창 달아오르기 시작했지만 혼자 간단히 한 끼를 해결하고 귀가할 선택지는 역시 적었다. 나중을 위해 팔미분식 카드는 아껴둔 채 국밥거리로 이동했다. 포항, 수영과 함께 서면 국밥거리를 이루는 세 곳의 업장 중 하나다. 셋 다 24시간 영업이 가장 큰 무기로 작용하며 위치 특성상 일본, 중국, 대만 등 외국인 손님들이 많이 찾는다. 앞서 포항돼지국밥을 가봐서 알지만 이 국밥거리는 비유하자면 후쿠오카에서 먹는 이치란 정도의 감흥을 생각하면 된다. 서면치고 무난한 가격대에 소주 값도 딱 담배 한 갑이었다. 국밥집에서 서비스랄 게 딱히 없고 특별히 불친절하진 않았는데 아무래도 24시간 영업이다 보니 분위기에 영혼이 없긴 했다. 김치, 깍두기 등 반찬은 셀프로 그리 맛있지 않았다. 직접 만드는 순대가 괜찮다는 얘기를 들어 순대국밥을 주문했다. 삼겹, 항정살을 넣어주는 ‘맛녀석국밥’도 궁금했는데 어차피 원산지가 다 수입이라 큰 차이가 있을까 싶기도 하다. 순대국밥에 고기는 목전지 위주로 얇게 썰어 들어가던데 질기진 않지만 고기 자체의 풍미는 옅었다. 양은 꽤 됐으나 밥과 함께 후루룩 넘어가 집어먹으면서 반주할 고기는 아니었다. 순대의 경우 따로 네 점을 내줬고 찹쌀 피순대 스타일로 큼직하고 밥알의 쫀득한 식감과 선지의 고소함이 부댕 누아르를 떠올리게 했다. 뭘 안 찍고 그대로 먹을 때 가장 맛있었다. 순대에선 한잔 당기다가도 국물은 많이 마일드해 술을 부르지 않았다. 사골 베이스지만 소금과 새우젓을 뿌려야 그나마 간이 맞고 입에 달라붙는 감칠맛보다는 담백하게 흘러갔다. 이 인상은 양념장을 다 풀었을 때도 크게 달라지지 않았고 애초에 양념장 양이 얼마 되지 않았다. 부추무침을 넣었다면 좀 나았을 텐데 술을 삼가는 날이라 그냥 그런대로 넘겼다. 단백질 육수 보충 겸 끼니 간단히 끼니를 해결할 목적으로 찾은 터라 무난히 잘 먹고 일어났다. 순대 덕분에 나름의 퀘스트는 깼고 심야시간 서면에서 해장이 필요할 때 유용하겠다.

송정 3대 국밥

부산 부산진구 서면로68번길 33 1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