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미를 내려놓을 가치가 있던 드립> 2차로 점찍어둔 포차 오픈까지 시간이 남아 1.5차는 커피로 채웠다. 성산동 투어 날이라 가급적 이 동네 안에서 해결하고 싶었는데 마침 눈여겨보던 이 카페가 근처에 있어 들렀다. 홍제천을 사이에 두고 마포중앙도서관과 마주 보고 있으며 도로변 앞이라 어딘가 카페가 있을 법한 위치는 아니다. 크지 않은 규모에 분위기는 간판부터 어딘가 레트로함이 느껴진다. 바리스타 사장님께서 홀로 가게를 이끌고 계신데 본점은 인천 계산동에 두고 있다. 원두 로스팅은 계산동에서 진행되며 사장님은 오히려 이 매장에 더 자주 얼굴을 비추신다고 한다. 라이트 로스팅의 산미 있는 커피를 선호하는 편이지만 사장님 성함을 딴 강배전의 고소한 뉘앙스를 담은 하우스 블렌드를 주문해 봤다. 그리고 친구들이랑 카운터에 자리를 잡았다. 추출 과정을 지켜보며 사장님과 간간히 대화를 나누게 되었다. 그리고 사장님의 이력을 듣게 되었는데 도쿄에 있는 카페 바흐에서 커피를 접하며 20년간 일본에서 공부하셨다 했다. 왠지 킷사텐을 연상시키는 실내 공기와 맞아떨어지는 지점이었고 일본인 친구를 데려와 대화가 끊이지 않았다. 먼저 받아본 원두 그라인드는 꿉꿉하면서도 어스티한 향이 좀 강했다. 그런데 드립으로 완성될 때 이야기는 달랐다. 초콜릿 계열의 다크함과 구수한 발향, 깔끔하게 떨어지는 뒷맛 속 묵직한 바디감이 안정적으로 이어져 산미를 내려놓을 가치가 있었다.
코페아 신드롬
서울 마포구 새터산길 1 지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