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되돌릴 수 없는 한계점, 그 경계에 선 뮤직 바> 곱창으로 1차를 마치고 나니 N차부터는 굳이 음식도 대화도 필요 없었고 평소 시끄럽게 느껴지는 음악과 적절히 타격감 있는 술이 필요했다. 남자 둘이 보내는 불금이라 더 그랬다. 그렇게 소화시킬 겸 봉천에서 신림까지 걸어와 도착한 뮤직 바 되겠다. 보통 바라는 공간은 칵테일을 기준으로 삼지만 이날따라 묘하게 음악이 칵테일 위를 완전히 덮어주기를 원했다. 신림과 잘 맞아떨어지는 반지하 공간을 스피크이지 콘셉트으로 멋지게 잘 풀어낸 분위기였다. 사진 한 장을 위해 꾸며낸 느낌이 아닌 군데군데 애정이 담긴 손길이 듬뿍 묻어있었다. ‘콘크리투스’라는 이름에서 짐작되듯 확실히 방음에도 신경을 쓴 게 보였다. 그래서 신청곡은 힙합과 전자음악 위주로 권장했고 잘 울려 퍼지는 출력 좋은 스피커를 기반으로 틀었다. 가냘픈 올드팝이나 록발라드를 더 애청하는 본인이지만 이미 분위기를 알고 왔기에 일단 네그로니를 주문해두고 신청곡 종이를 적어 건넸다. 주문은 자리마다 토스 단말기로 받았다. 라면땅 같은 간단한 안주와 함께 네그로니가 나왔고 롱테이크처럼 이어지는 참신한 인상이었다. 시트러스한 향이 강하되 스피릿과 쓴맛이 묽지 않고 부드러운 결까지 갖추고 있었다. 신청곡으로 락은 정중히 사양한다고 나와있지만 다른 테이블이 없어 사장님께서 몇 곡 틀어주셨다. 일행이 신청했고 선곡한 만큼 계속 술을 시키던데 그런 그의 텐션이 인상 깊었다. 술자리에는 되돌릴 수 없는 한계점이 있고 더 이상 나아갈 수 없는 순간도 있다. 스스로를 그 경계까지 밀어붙이고 밖으로 나서니 다시 한 잔을 찾게 만드는 부스터 같은 공간이었다.
콘크리투스
서울 관악구 신림로 3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