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칵테일 한 잔을 마시는듯한 예멘 커피” 커피나무의 뿌리는 에티오피아에 닿아있고 카페의 숨결은 콘스탄티노플에서 태동했다면 커피의 영혼은 예멘에서 깨어났다. 그렇기에 예멘은 커피가 세계로 뻗어 나간 관문이었다. 요 근래 커피라 부르기조차 난처한 카페인에 의존하며 살아온 스스로에게 보상이라도 하듯 찾은 예메니 카페. 서울숲 인근에 자리하다가 몇 년 전에 이태원으로 새 둥지를 튼듯하다. 이태원 언덕 위로 자리한 저택들과 고급 주택들을 지나 가파른 골목길을 따라 오르다 보니 비로소 마주할 수 있었다. 여름치고는 제법 선선한 날이어서 오르막길이 막 힘겹진 않았다. 북중미 월드컵 체코전 승리를 거둔 당일, 이태원역 일대의 북적임과는 결을 달리하는 여유로움 속에 발을 들였다. 좌석은 많지 않지만 길게 열어둔 창이 시원한 개방감을 더해줬다. 커피 메뉴는 예메니 카페답게 전부 예멘산 원두를 사용하는 점이 특징이다. 특히 마이크로 로트와 피코 로트, 즉 생산량이 적은 만큼 희소성이 높은 스페셜티 커피를 주력으로 다룬다. 예멘 원두는 처음이기도 한 데다 어떤 개성이 맞을지 가늠할 수 없었기에 고민 없이 콜드브루를 주문했다. 콜드브루 특성상 미리 추출해 두는 덕분에 드립과 달리 금방 앞에 놓였다. 중동의 색채를 연상시키는 천 코스터와 얇은 림의 유리잔에 담긴 콜드브루 한 잔. 와인 같은 탄닌감과 건포도 뉘앙스가 느껴졌고 게이샤의 화사함보다는 한결 야성적인 개성을 보였다. 피트 위스키를 떠올리게 하는 스모키함도 은근 감돌았는데 얼음이 녹아도 그 존재감은 옅어지지 않았다. 그리고 마지막에 초콜릿을 연상시키는 쌉싸름한 단맛이 혀끝에 길게 남았다.
디 진테제
서울 용산구 녹사평대로40다길 61 1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