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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치고 마시기 좋은 전골 같은 모둠 수육” 가끔은 N차를 염두에 두지 않은 채 한자리에서 죽치고 마시고 싶을 때가 있다. 그럴 때 안주의 조건은 일단 손이 많이 가지 않아야 하고 적당한 온도감과 맛을 유지할 수 있어야 한다. 수육이 넉넉하게 담긴 사골을 전골처럼 계속 끓여가며 즐길 수 있는 모둠 수육을 선보이는 설렁탕집. 홍제동에서만 오랫동안 영업해 온 곳으로 자리를 한차례 옮긴 것으로 알고 있다. 이른 아침부터 밤늦게까지 이어지는 영업시간도 반갑고 가격대 역시 대체로 합리적이다. 다만 가성비의 진가는 설렁탕이나 소머리국밥보다 모둠 수육에서 드러나며 소주는 4천 원 모둠 수육을 주문하니 아마도 기본 찬이 더 잘 나오는듯했는데 전반적으로 간이 또렷하고 리스레셔로 요긴했다. 특히 깍두기와 파김치는 소머리 수육의 젤라틴과 역시 잘 어우러졌다. 모둠 수육은 버너 불 위에 딱 세팅이 되며 미리 국물 한 사발까지 갖다 줘 부족하면 넣어먹으면 됐다. 물론 그 이후에도 두 차례 정도 더 추가하긴 했지만 추가 요금은 따로 받지 않았다. 담겨있던 수육은 크게 분류하면 우설, 소머리, 도가니 등이었고 아래에도 잔뜩 깔려있어 셋이 먹기에도 충분할 정도였다. 먼저 국물을 한입해 보니 적당히 찐득하면서 시원, 고소했다. 인삼과 배추도 들어가는지라 사골 특유의 무거운 풍미가 한결 누그러지며 전골에 가까운 인상을 줬다. 수육의 경우 우설은 쉽게 뭉개져서 별로였고 도가니랑 수육은 쫀득하고 찰졌다. 수육을 어느 정도 조진 뒤(그럼에도 많이 남은 상태였음)에는 소면 사리로 부족한 탄수화물을 보충해 주는 게 순리다. 한참 끓어 졸아든 국물에 말아 먹는 소면의 맛이 유독 남달랐다. 그렇게 수육 하나로 3시간 동안 소주 5병을 까고 일어섰다. 도가니도 다 못 먹은 거 보면 가격 대비 정말 만족스러운데 영혼 없는 서비스와 태블릿 주문 체계는 정비가 필요해 보였다.

조선설렁탕

서울 서대문구 통일로 476 원일아파트 1층

Luscious.K

갈파님 너무 오랜만이세요 ㅎㅎ

Galapagos

@marious 그러네요 ㅎㅎ 이래저래 일이 좀 있었지만 다시 정비하고 돌아왔습니다! 조만간 재미난 소식들로 찾아뵙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