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뽈레만찬회 “잘 구워낸 양갈비 꼬치와 동북 요리 술상” 세상에는 크게 두 종류의 술꾼이 있다. 하나는 자신에게 뭔가를 보태기 위해 술을 마셔야 하는 사람들이고 또 하나는 자신에게서 뭔가를 지우기 위해 술을 마셔야 하는 사람들이다. 『여자 없는 남자들』 속 단편소설 「드라이브 마이 카」에 등장하는 대사다. 한동안 후자의 태도로 술에 기대며 모임에 소홀하다가 오랜만에 건대에서 ‘양꼬치 회동’을 직접 주선했다. 다소 급하게 인원을 모집했음에도 뽈레 유저 7명께서 자리를 함께 해주셨다. 화상 업장이다 보니 전화로 소통이 어려워서 그냥 예약 없이 방문했는데 대관처럼 쾌적하게 이용했다. 주문은 중국 현지처럼 QR코드로 이용하면 되고 시그니처인 양갈비와 양꼬치 외에도 각종 동북 요리 안주들이 다양하다. 건대 일대 중식 주점들과 크게 다르지 않은 라인업이다. 양갈비가 매운맛밖에 없어 많이 매울까 봐 덜 맵게 조리한 것도 함께 섞어 달라고 요청한 뒤 스타트를 끊었다. 다 구워 나와 편리하며 열 보전 판에 올려줘 온도도 나름 잘 유지됐다. 예상대로 양갈비는 적당히 남겨둔 근막의 쫄깃한 식감이 포인트였다. 표면의 뀌숑, 과하지 않은 양 냄새, 지방의 은은한 단맛 그리고 미리 입혀둔 쯔란 조합이 안정적으로 맞았다. 가리비구이는 익은 상태로 나오지만 양꼬치 불판에서 열을 더 입혀 먹는 게 나았다. 당면은 따로 없었고 양념은 맵싹한 인상보다는 케첩을 연상시키는 달큰한 산미가 더 두드러졌다. 가지구이는 흐물해질 정도로 구워져 나왔고 쯔란이 넉넉하게 발렸는데 구이류가 대체로 이런 식이다. 오이무침은 단무지를 대신하는 리프레셔로 다진 마늘의 양이 조금 서운했다. 이날 주류 타임라인을 간단히 짚어보면 하얼빈으로 시작해 설원을 거쳐 브랜디로 이어졌다. 콜키지 프리에 하얼빈 2병도 서비스로 받고 전반적으로 정말 중국에 온 듯 정감 있었다. 빵 구이는 위구르·중앙아시아 쪽 빵에 쯔란, 향신료를 발라 구운 걸 생각했는데 아니었다. 꽃빵 같은 단맛 도는 빵에 가볍게 시즈닝을 입혀 바싹 구워 살짝 밴 탄내가 묘하게 좋았다. 오징어구이도 이날 기억에 남는 메뉴 중 하나로 일단 오징어 원물 자체가 괜찮았다. 이 역시 쯔란을 발라 굽기에 감칠맛이 더 끌어올랐고 해산물이라 양꼬치의 훌륭한 체이서였다. 볶음밥은 양꼬치에 곁들이는 것을 감안한 듯 ‘볶음 공깃밥’이라 불러도 될 만큼 간이 담백했다. 감자구이는 겉은 칩처럼 바삭했지만 휴게소 알감자처럼 설탕을 뿌려 반전을 안겼다. 온면은 고춧가루의 거친 존재감이 먼저 확 들어오고 은은한 산미가 받쳐주면서 꽤 선명한 시원함을 만들었다. 면은 옥수수면을 넣는데 국물에만 손이 가 걸국 국물만 따라 마셨다. 디저트라 해야 할지 피날레를 장식한 두리안 구이는 애초에 구이여서도 있지만 냄새는 그리 안 났다. 파인애플과 무스화시킨 군고구마를 합친 느낌으로 브랜디랑 상당히 잘 맞았다. 무언가를 보태기 위해 술을 마신 자리로 마무리됐다. 지우기 위해 마시는 술을 회피라고 보면 당연히 그와는 거리가 있었던, 모임의 목적을 다시 한번 상기시켜며 위로를 얻었다.
매운 양갈비
서울 광진구 동일로18길 47 1층
고맥 @godok_beer
오우;;부럽슴다
sonetbird @yoii17
덕분에 맛있게 잘 먹고 좋은곳 알게 되었습니다!
Galapagos @Galapagos0402
@yoii17 만족스러우셔서 다행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