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충동계의 맑음과 의정부계의 감칠맛을 품은 한 그릇” 평양냉면씬의 근간에는 의정부와 장충동으로 대표되는 양대 계보가 자리한다. 그 두 흐름이 만나는 지점에는 두 계열을 모두 경험한 주방장이 문을 연 이곳, 진미평양냉면이 있다. 의정부 3년, 장충동 17년의 경력을 바탕으로 의정부계 색채를 품은 장충동식 평양냉면을 선보인다. 1년 전 더진미평냉에서 간접적으로 경험한 뒤, 직접 그 맛을 확인하러 찾았다. 토요일 초저녁부터 문전성시를 이루어 순간 피로연장에 들어온 줄 알았다. 테이블마다 어복쟁반을 앞에 두고 거국적으로 술잔을 기울이는 가운데 홀로 냉면과 만두반을 주문했다. 기본 찬으로는 배추김치, 무김치와 양념장이 차려졌고 양념장은 만두나 편육에 곁들여지는듯했다. 배추김치는 고춧가루 풍미와 짭조름한 간이 선명했고 무김치는 반대로 담백했다. 먼저 만두가 나왔고 ‘만두반’이라는 이름 그대로 반 접시 총 세 알이 담겨 있었다. 주름을 정갈하게 잡아 빚어낸 큼지막한 만두로 속이 고기로 꽉 차 육향, 육즙이 존재감을 드러냈다. 이어서 냉면도 금방 준비되었는데 육수가 다소 미지근한 편이어서 좀 아쉬웠다. 면에 비해 양도 다소 적게 느껴졌으나 요청 시 추가로 제공해 주기 때문에 아껴 마실 필요는 없었다. 그릇째 육수를 들이킨 뒤 면 사리를 풀고 다시 한번 음미했다. 잔잔한 육향과 감칠맛을 품은 투명한 빛깔처럼 맑고 깔끔한 육수였으며 메밀 면의 고소한 내음이 은은하게 올라왔다. 메밀 함량이 높은 면은 아니었지만 쫄깃하게 감겨드는 식감이 좋았다. 이를 한껏 머금고 육수를 들이켠 뒤 무생채와 오이절임을 연이어 곁들이니 한 그릇의 진미를 느낄 수 있었다. 만두는 소에 들어간 마늘 때문에 양념장을 곁들일 때 매력이 살아났다. 양념장이 막장처럼 깊은 감칠맛이 있으면서도 텁텁하지 않아 묵직한 만두의 풍미를 잘 받쳐주는 조합이었다.
진미 평양냉면
서울 강남구 학동로 305-3 1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