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카세가 있는 건대 터줏대감 스시집” 은행골과 비슷한 분위기를 풍기는 건대 상권의 터줏대감 같은 스시집이다. 대학가에 자리한 만큼 가성비가 뛰어나기로 유명하며 건대생들 사이에서도 모르는 사람이 거의 없다고 한다. 어느 유튜버를 통해 세간에 알려진 오마카세를 먹으러 찾았고 예약은 일주일 전에 해놨다. 대충 예상은 했으나 기가 쪽 빨릴 만큼 손님들이 많아 매장은 거의 포화 상태에 이르렀었다. 예약 확인을 마친 뒤 바로 다찌석으로 안내받았는데 자리가 매우 좁고 불편한 나머지 돌아다니는 직원들과 수시로 부딪혔다. 주문한 술은 가져다주지도 않고 어이없는 일들이 겹쳤다. 오마카세는 자리에 앉은 지 십여 분 뒤에 시작되었으며 처음에는 석화와 새우장 그리고 모찌리도후가 나왔다. 상당한 크기의 석화가 인상적이었는데 다행히 비린 맛 없이 크리미했다. 이어서 초반부터 열기구이가 나왔는데 겉은 잘 구워졌으나 살짝 식은 상태라 별로였다. 구우면 웬만해서는 맛없기 힘든 열기지만 속살이 놀라울 정도로 퍽퍽하여 손이 가지 않았다. 다음으로는 드디어 잿방어, 감성돔, 참복, 삼치, 광어 등 사시미가 나왔고 전부 두세 점 두께로 두툼했다. 씹을수록 꽉 찬 식감이 좋았고 적당한 찰기와 신선함까지 갖춰 만족스러웠다. 이어서 고등어 봉스시와 연어 스시, 광어 스시가 차례로 나왔다. 연어, 광어는 무난하게 기본은 했던 반면 고등어 봉스시는 기름기가 다소 부족한 데다 미세하게 비린 맛이 느껴졌다. 스시 다음으로는 데친 문어다리가 나왔으며 질기지 않고 쫄깃하게 잘 데쳐져 먹을 만했다. 다만 원물 자체가 큰 문어는 아니다 보니 식감이 특별히 기억에 남는다 할 정도는 아니었다. 다음은 대망의 참치로 스나즈리와 메카도로, 주도로, 아카미 등이 나왔다. 비록 냉동이지만 전반적으로 해동 상태가 좋았을뿐더러 두께가 장난 아니라 기름기가 충분한 수준이었다. 참치 다음에는 다시 스시로 우니를 얹은 키조개 관자 스시가 나왔다. 우니의 퀄리티가 생각보다는 괜찮았는데 녹진한 풍미가 진하게 느껴지는 수준은 아니어도 단맛이 꽤나 뚜렷했다. 그다음에는 연어알 스시가 나왔고 함께 싸 먹을 수 있게 김이 꽂혀 있었다. 양이 넉넉해 첫입은 그대로 먹고 다음 한입은 김에 싸 먹었는데 톡톡 터지는 연어알 특유의 식감이 좋았다. 다음은 아부리한 스나즈리와 가마살로 끝난 줄 알았던 참치가 다시 등장했다. 스나즈리 아부리는 힘줄이 녹아서 기름지면서도 부드러웠고 가마살은 거의 와규 살치살을 연상케 했다. 참치에 이어 막판에는 코끼리조개와 사시미 몇 점이 서비스로 나왔다. 자리도 좁은 데다 흐름 끊길 새 없이 다음 음식이 빠르게 나오는 바람에 사진은 코끼리조개밖에 남기지 못했다. 코끼리조개는 한 번 삶아낸 것이라 쫄깃한 식감이 살아있었고 은은한 단맛과 짭조름한 맛이 강하게 느껴졌다. 술기운이 오른 상태에서 초장에 찍어 먹으니 왠지 모르게 더 맛있었다. 막바지에 다다르자 마무리로 장어 철판구이가 나왔는데 솔직히 별로였다. 값싼 수입 장어를 쓴 티가 역력했고 흥건하게 뿌려진 데리야키 양념은 거부감이 들 정도로 상당히 달았다. 알밥과 지리탕까지 더해 오마카세는 막을 내렸다. 지리탕은 국물이 다소 싱거워 그저 그랬지만 알밥은 또 추억이 있는 맛이라 나쁘지 않았고 누룽지가 은근한 별미라 싹싹 긁어먹었다. 총평하면 포만감 면에서 가성비는 괜찮았던 6만 원짜리 오마카세였다. 다만 서비스와 공간이 뒷받침되지 않아 만족도는 낮았는데 애초에 오마카세 전문점이 아니니 감안할 부분이다. *2024년 4월 방문
호야초밥
서울 광진구 능동로13길 39 한아름건물 1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