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 푸념을 늘어놓자면 요 근래 타코에 대한 애정이 조금씩 식어가고 있음을 느낀다. 아무래도 일상에서 타코가 더 이상 특별한 음식이 아닌 거의 주식에 가까운 존재가 되었기 때문이다. 굳이 타코를 먹기 위해 먼 길을 나서야 할까 하는 의문을 종종 품곤 하는데 그런 생각은 오래가지 못했다. 어떤 타코를 먹느냐에 따라 식어가던 애정은 언제든 다시 뜨겁게 되살아는 것이었다. 멕시코시티 북서쪽 타쿠바(Tacuba) 인근에 자리한 내장 타코 전문 타케리아. 일전에 판시타를 먹으러 한 차례 찾은 적 있는 동네이긴 하지만 관광객의 발길이 잦은 번화가와는 사뭇 다른 풍경을 간직하고 있다. 오후 2시면 영업을 마치는 것만 봐도 성격을 짐작할 수 있다. 여하튼 이 집의 내장 타코 가운데 양대 산맥을 이루는 건 hígado(간)와 riñón(콩팥). 새로운 스페인어 단어를 하나 더 익혔다는 건 그만큼 생소한 음식이었다는 뜻. 이 두 가지를 맛보기 위해 찾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타코 가격은 모두 개당 28페소로 동일하다. 1부터 60개를 주문했을 때까지 가격표까지 표시해 걸어둔 모습이 꽤 호쾌하다. 실내 좌석은 아예 없어 주문과 결제를 마친 뒤 타코를 받아 야외에 마련된 간이 테이블에서 먹으면 된다. 일단 타코는 제법 큼지막한 편이다. 토르티야가 한 장만 사용되지만 콩팥이나 간 자체가 기름지거나 육즙이 풍부한 부위는 아니다 보니 한 장으로도 부족하다는 느낌은 들지 않았다. 살사는 당연히 얹어달라고 요청했다. 내장 부위와 잘 어울리는 붉은빛의 살사였는데 흔히 접하는 묽은 형태와는 달리 상당히 되직하고 밀도 높은 질감. 굳이 비유하자면 중식 양념장이나 다대기에 가까운 느낌이랄까. 오히려 무척 마음에 들었다. 먼저 간부터 맛을 봤다. 돼지 간이지만 우리나라 순대에 곁들이는 간과는 사뭇 달랐다. 손바닥만 한 덩어리째 기름에 담가 끓이듯 익혀낸 방식이었는데 여기서 비롯된 식감이 그야말로 환상적이었다. 감칠맛은 물론 상당한 수분감을 머금고 있었고, 말랑하면서도 크리미하게 녹아드는 질감이 일품이었다. 살사의 알싸한 맛이 간 특유의 비린 향까지 말끔하게 잡아주니 마지막까지 흠잡을 데가 없었다. 이어서 콩팥은 좀 더 마니악한 영역이었다. 진한 내장 풍미를 한껏 머금고 있었는데 철분감에 비유할 만한 비릿함과 묵직한 향미가 인상적. 식감 역시 간보다 한층 탄탄했으며 표고버섯을 연상시키는 탄력과 쫀득함이 두드러졌다. 간과 마찬가지로 기름짐이 강한 편은 아니어서 공복에도 큰 부담 없이 즐길 수 있었다. ¡El mejor regalo para un estómago vacío!
Tacos La Morena
Lago Gascasónica 111, San Diego Ocoyoacac, Miguel Hidalgo, 11290 Ciudad de México, CDM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