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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에서 시작된 글로벌한 대기업 딤섬집> 한국에 매장 여섯 곳을 둔 대만에서 시작된 글로벌 대기업 딤섬집, 본점 길 건너 신생점을 방문했다. 현재 본점은 포장 판매만 하여 사실상 신생점이 본점의 역할을 하고 있는 중이다. 이곳 딘타이펑의 딤섬 명성은 세계적으로도 유명한데 대만과 해외 지점의 맛 차이가 꽤 크다고 들었다. 프랜차이즈의 한계일 테니 한국에서 먹어보지 않았어도 짐작이 되는 부분이다. 이를 증명하듯 오픈 전부터 수많은 외국인들 특히 한국인들이 도착해 기다리고 있었고 오픈 시간이 되자마자 3층 건물이 가득 차버렸다. 괜히 대만 여행 필수 코스라 하는 게 아니다. 한국말을 좀 하시는 프로페셔널한 직원분의 안내를 받아 자리에 착석했고 주문은 QR코드를 통해 받았다. 대기업답게 안정적이고 정돈된 서비스와 체계적인 시스템이 마음에 들었다. 아침을 안 먹었기에 전채부터 딤섬 그리고 디저트까지 여러 메뉴를 시켰고 일단 공복에 타이완 비어부터 때려 넣었다. 18일 동안만 파는 에디션이었는데 확실히 더 맛이 좋다 느꼈다. 메뉴가 나오길 기다리면서는 생강채가 들어간 종지에 간장과 식초를 부어 직접 딤섬을 찍어 먹을 소스를 만들었다. 이 소스는 딤섬의 육즙 먼저 마신 뒤 살짝 담가 먹는 용도로 쓰인다. 제일 먼저 늘 디폴트로 주문하고 또 기름진 딤섬을 먹을 때 필수 반찬이나 다름없는 오이무침이 나왔다. 균일한 사이즈로 예쁘게 잘라낸 오이를 알싸한 고추기름에 시원하게 무쳐냈다. 이어서 전채로 소흥주에 절인 닭냉채가 나왔는데 이게 은근히 별미였다. 큰 닭을 썼는지 오리처럼 육질이 단단하면서 쫄깃쫄깃했고 가금류 특유의 풍미가 시큼한 간과 잘 어우러졌다. 다음은 이곳 딤섬 중 가장 시그니처라 할 수 있는 소룡포로 18개의 주름으로 빚는다는 말이 있던데 굳이 확인차 세어보진 않았다. 먹어야 할 음식이 많아 일부러 5개짜리로 시켰다. 얇은 피 속엔 심플하게 다진 돼지고기만 들어있었고 그래서 그런지 새우가 섞여 들어간 것보단 덜 느끼했다. 피를 찢어보니 역시 육즙이 가득 담겼으며 육즙의 농도가 굉장히 진했다. 마치 고깃국처럼 기름지고 감칠맛이 강하게 났는데 되려 이 육즙이 촉촉한 피를 감싸준단 느낌이 들 정도였다. 그러나 두 개째부턴 살짝 느끼하길래 생강채를 올리고 소스를 곁들였다. 소룡포 다음엔 갈비 튀김을 올린 계란 볶음밥이 나왔고 돌이켜보면 이게 제일 아쉽고 그저 그랬다. 볶음밥은 고슬고슬 담백해 무난했으나 갈비 튀김은 차갑고 퍽퍽하게 식어있었다. 오이무침이 다 떨어져 뭔가 다른 반찬이 필요했던 찰나 때마침 공심채 볶음이 나왔다. 이름은 볶음이지만 흐물흐물하게 푹 삶은 공심채라 편식쟁이 입에 넣어줘도 곧잘 먹을 거 같다. 다음으로 비빔 만두는 이날 먹은 것 중 한국인 입에 제일 잘 맞을 메뉴로 꼽고 싶다. 매콤한 고추기름에 만두를 버무렸는데 돼지고기와 새우가 들어간 만두가 고추기름과 찰떡이었다. 마지막으로 나온 딤섬은 소룡포에 밀려 딤섬계 2인자쯤 되지 않을까 싶은 사오마이다. 이 역시 세계적으로 사랑받는 딤섬이며 돼지고기와 새우가 들어간 대중적인 것으로 시켜봤다. 피에 다진 돼지고기를 채워 넣고 만 뒤 입 부분에 통새우를 올렸는데 정갈한 비주얼처럼 맛도 깔끔했다. 먹었을 때 소룡포는 육즙이 쫙 퍼지는 반면 이건 육즙을 모으는 매력이 있다. 마무리로 디저트는 건너뛸까 하다가 필링이 들어간 찐빵괴 초콜릿이 들어간 소룡포 등 흥미로운 것들이 많길래 하나만 시켰다. 테이블을 깔끔하게 정리해 준 뒤 커스터드 번이 나왔다. 뜨거운 것과 차가운 것 중 뜨거운 걸로 골랐는데 촉촉한 반죽 속 흘러내리는 뜨거운 커스터드 필링이 인상 깊었다. 커스터드 필링은 계란 노른자를 섞어 굉장히 진하면서도 달콤했다. 프랜차이즈라 낮잡아봤지만 모든 면에서 기대 이상이었던 딘타이펑. 물가가 저렴한 대만에서 식대가 다소 높게 나왔지만 한국에 비해 여전히 쌌고 만족도를 고려하면 또 찾고 싶다.

鼎泰豐 新生店

100台北市中正區信義路二段277號