앱에서 열기

<미드레벨 에스컬레이터 근처 완탕면 전문 국숫집> 영화 <중경삼림>의 촬영지인 미드레벨 에스컬레이터는 홍콩 센트럴에서 가장 붐비는 장소다. 홍콩인들에겐 그저 편의를 위한 이동 수단에 불과하나 여행객들에겐 낭만적인 명소다. ‘몽중인’을 들으며 미드레벨 에스컬레이터에 탑승한 뒤 점심시간이라 허기를 달래러 간 완탕면 전문 국숫집이다. 홍콩 미쉐린 가이드 빕 구르망에 무려 14년 연속으로 올라가 있다. 역시 미식의 도시, 홍콩답고 손님들이 하도 많길래 한참 웨이팅 하겠지 싶었는데 다행히 합석을 시켜서 곧바로 입장할 수 있었다. 인구밀도가 높은 홍콩에선 합석이 흔한 문화라 한다. 완탕면 메뉴는 토핑에 따라 다른데 양이 부족하여 아쉬워하는 것보단 차라리 배가 터지는 게 나을듯해 가장 비싼 3토핑 누들을 주문했다. 토핑은 완탕, 피쉬볼, 소고기 이 세 가지다. ​ 소고기는 붉은 기가 도는 게 정확히 무슨 부위를 썼는지 모르겠는데 입에서 녹을 만큼 부드러운 건 아니었다. 적당히 물렁했으며 그냥 먹어도 심심하지 않게끔 양념이 된 느낌이었다. 면은 꼬들꼬들한 에그누들이 들어있었는데 플랫화이트(쌀면) 또는 베르미첼리로 변경이 가능하다. 면 옵션이 있는 줄 모르고 따로 요청을 안 해 가장 기본인 에그누들로 나온 거였다. ​ 에그누들은 일본 컵라면에 쓰이는 세면처럼 얇았고 앞서 말했듯 꼬들꼬들하게 삶아져 씹는 식감이 별미였다. 부드러운 쌀면과는 달리 식감을 중요시한다면 에그누들로 먹는 게 좋겠다. 엄청난 크기의 피쉬볼은 방콕에서 먹은 여러 국수에 들어있던 피쉬볼과 비교하면 두세배는 더 컸다. 울퉁불퉁한 모양으로 보아 수제 같았고 어육 함량이 상당히 높아 무척 탱탱했다. 완탕 내지 훈툰은 속에 다지지 않은 통새우를 넣어 즙과 식감을 모두 살렸는데 그걸 빼고는 물만두와 크게 다르진 않았다. 완탕이라면 피 면적이 넓은 게 익숙하지만 이건 안 그랬다. 막판에 느끼함이 올라와 앞에 앉은 이름 모를 현지인을 따라 국물에 라유를 살짝 뿌려봤더니 얼얼함이 더해져 매콤하고 개운하게 마무리할 수 있었다. 48HKD짜리 만족스러운 점심

Tsim Chai Kee

Jade Centre, 98 Wellington St, Central, Hong Ko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