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만 회 백반이지 사실상 숙성회 코스 / 2022년 방문> 활어회의 쫄깃쫄깃한 식감을 싫어해 수산물 시장에서 회를 거의 안 먹는 편이다. 그러나 살아있는 생선을 일정 온도에서 일정 시간 동안 숙성한 숙성회는 참 좋아한다. 부산에는 숙성회 전문점이 많아 숙성회를 흔히 접할 수 있고 이 집은 숙성회를 기반으로 한 회 백반을 판다. 인당 2.5만 원에 돌돔, 돌돔 뱃살, 우럭, 광어가 쫙 깔린다. 회는 인당 한 접시씩 내줘서 가운데다 두고 나눠 먹을 필요 가 없다. 양은 약간 과장 좀 하면 둘이서 한 접시를 먹어도 될 정도로 넉넉하며 혼자 먹기에는 과하게 푸짐하다. 밑반찬은 계란찜부터 파김치까지 상당히 다양하게 나온다. 회를 먹을 때 이 정도로 밑반찬이 많았던 적이 없는데 회백반이라 그런지 밑반찬에 많은 신경을 쓰는 것 같다. 두껍게 썰어 나오는 회의 식감은 숙성회답게 부드러운 편이다. 여수에서 먹은 삼치 선어회에 비해 활어와 식감 차이가 크진 않지만 둘 사이 중간 정도의 맛은 갖고 있다. 돌돔, 우럭, 광어의 맛 차이는 크게 와닺지 않았는데 아직은 회를 맛보다 식감으로 이해해 그런 거 같다. 하지만 전부 감칠맛이 뛰어난 안주여서 평소보다 술이 훨씬 받았다. 회를 어느 정도 먹으면 광어전을 내주는데 포슬포슬하게 구워져 아주 고소하다. 뒤이어 나오는 생선 머리찜은 살이 많진 않으나 어두일미답게 그 어떤 부위 못지않다. 제일 마지막 지리탕은 마무리 해장과 동시에 술을 몇 잔 더 마시기 좋다. 비록 서덜을 넣고 끓인 탕이지만 머리찜보다 살점도 많고 깔끔하게 시원한 국물이 아주 일품이다. 좀 더 저렴한 가격에 회 백반을 내주는 곳도 가봤지만 구성을 생각하면 여기가 훨씬 가성비가 좋다. 이름만 회 백반이지 사실상 코스회라 더욱 만족도가 높았던 곳이다.
남해 달인 횟집
부산 사하구 사리로 40 1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