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르단 지구에 위치한 애플 파이로 유명한 카페> 하이네켄 박물관에서 적잖이 맥주를 마시고 기어나와 해장도 할 겸 이참에 네덜란드 전통 디저트인 애플 파이를 먹기로 했다. 요르단 지구까지 갔고 그렇게 방문한 카페가 여기다. 아침 일찍부터 새벽까지 길게 영업하는 카페인데 음식이랑 술도 판매한다. 8시가 조금 넘은 시간이어서 이때는 펍, 바 분위기가 났고 식사보단 맥주 한잔하시는 분들이 많이 계셨다. 20분 정도 웨이팅 후 입장했으며 혼자여서 기다란 카운터에 자리를 잡았다. 인원에 상관없이 온 순서대로 들여보내줘 고맙긴 했는데 회전율에 크게 신경을 쓰지 않는 듯 보였다. 음식은 패스하고 애플 파이 하나만 주문했다. 미리 만들어 놓은 커다란 애플 파이에서 한 조각 썰어 내주던데 휘핑크림을 올릴 건지 말 건지 물어보셔서 당연히 올려달라고 했다. 애플 파이는 크고 두꺼웠으며 깍둑썰기 한 사과조림이 시트처럼 밀도 높고 빽빽하게 박혀있었다. 나머진 크럼블로 이루어져 평소 보던 애플 파이보단 영국의 애플 크럼블 같았다. 생크림과 크럼블 그리고 사과조림을 한입에 집어넣어 봤고 느끼했지만 맛은 나쁘지 않았다. 크럼블은 바삭바삭하면서 쫀쫀하게 녹았고 사과조림에선 시나몬의 달콤함이 맴돌았다. 그런데 먹다 보니 약간 퍽퍽하고 목이 막혀가는 감이 없지 않아 이를 뚫어줄 무언가가 필요했다. 탄산이 좋겠다 싶어 시드라를 마셨고 재료가 같은 사과라 그런지 무난히 어울렸다. 개인적으로 이렇게 묵직하고 무게감 있는 디저트를 안 좋아해 혼자 먹기엔 빡셌지만 휘핑크림 빼고는 다 해치웠다. 어쨌거나 먹을만했고 분위기와 노래 선곡이 인상 깊었던 카페다.
Cafe Winkel 43
Noordermarkt 43, 1015 NA Amsterda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