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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대 오마카세로 한때 인기를 끌던 푸짐한 순댓국집> 지난번 상봉동 먹거리집에서 일행 한 분께서 산골 이야기를 꺼내셨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 산골에서 다시 모이게 됐다. 순대 오마카세로 한때 인기를 끌던 집이라 개인적으로 궁금했다. 존재조차 몰랐던 봉천중앙시장 아케이드에 자리하고 있고 오후 4시도 안된 시간이라 적당한 소음과 여유로움이 공존했다. 시장 자체가 깔끔하기도 하고 위생은 은근 나쁘지 않았다. 실내는 카운터와 안쪽에 테이블 몇 개가 놓여있는데 규모가 큰 편은 아니라 피크타임엔 웨이팅이 생긴다고 한다. 인원이 넷이었기에 마주보고 앉을 수 있는 테이블에 자리를 잡았다. 주문은 일단 두 접시에 나눠 나온다는 모둠을 하나 넣었고 바로 이어서 찬이 깔렸다. 평범한 국밥 찬이었는데 묵은지가 또 따로 나왔고 3년 묵어 짜릿할 정도로 시큼한 맛이 좋았다. 모둠 첫 접시는 머릿고기 살코기 위주의 구성으로 주문 즉시 삶아낸 거라 먹기 전부터 촉촉함이 와닿았다. 돼지 냄새가 살짝 나긴 났지만 혀에 착 감길 만큼 전체적으로 부드러웠다. 두 번째 접시는 간, 허파, 암뽕, 새끼보, 막창, 순대 등 내장이었고 식감이 살아있는 부위라 온도감이 좀 더 낮았다. 냄새의 경우 첫 번째 접시보다 더 강해 소금을 자주 찍게 만들었다. 살코기 중에선 돈설과 볼살이 맛이 고소하고 인상적이었는데 내장도 특유의 향을 가진 암뽕이랑 새끼보를 빼면 크게 하드코어할 것 없이 괜찮았다. 간이 참 달고 신선해 베스트였다. 2만 원밖에 안 하는 모둠으로 넷이 어느 정도 배를 채우고 나선 술국을 주문했다. 양념장과 들깨가루가 섞여 나와 얼큰, 구수했고 깻잎이 들어가 은은한 깻잎 향이 스며들어있었다. 산골에 한번 와본 적이 있는 일행께서 닭고기가 참 괜찮다 셔서 마지막은 닭고기를 시켰고 가격은 1만 원이었다. 이미 삶은 닭을 냉장고에서 꺼내 데워 큼지막하게 살을 찢어 내줬다. 접시 바닥엔 육수가 자작하고 닭 위엔 파를 올려주는 게 특징인데 촉촉한 영계에 파를 얹어 먹으니 살맛이 더 달고 식감도 살았다. 술 잘 마시는 사람끼리 오면 가성비 뽑고도 남는 곳!

산골

서울 관악구 관악로 2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