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주에 최적화된 만두가 강세인 화상 중국집> 며칠 만에 다시 봉천동, 별다른 연고가 없는 동네이지만 한강 이남에서 가장 물가가 저렴한 만큼 종종 여기서 약속을 잡는다. 이번엔 전역 후 한 번도 못 만난 군대 후임과 동행했다. 밥을 사는 입장에서 산골로 부를까 하다 중식이 당기신대서 친히 이 집에서 보자고 불렀다. 몇 년 전까지 홍대에 동일한 상호의 집이 있었는데 거기서 기술을 배우신 분이 운영하신단다. 홍대나 여기나 상호만 봐도 알 수 있듯 만두가 시그니처이기에 먼저 군만두를 주문해 봤다. 소를 실하게 채운 납작만두 비주얼로 하나에 총 세 개였고 노릇노릇하게 튀겨져 나왔다. 바로 한입 물어보니 사실상 튀긴 만두답게 입천장이 다 까질 만큼 굉장히 바삭했다. 피가 도톰한 편인데 소가 꽉 차서 부담스럽지 않았으며 부추 향이 강하면서 육즙이 실해 기름졌다. 이어서 제일 무난할듯해 시킨 고기튀김이 나왔고 간 마늘이 들어간듯한 소스도 함께 내줬다. 양은 탕수육 소자쯤 됐고 고기엔 당연히 밑간이 됐었고 튀김옷엔 후추가 많이 묻어있었다. 튀김옷은 허연 색을 띠었는데 딱딱하지 않고 파사삭 부서지며 굵은 고기에서 나는 선명한 식감과 어우러졌다. 밑간이 그렇게 세지 않았던 대신 후추의 칼칼함이 돋보여 개성 있었다. 튀김류를 두 개나 때려 배는 충분히 불렸지만 기름짐을 가셔줄 뭔가가 필요해 마무리론 바지락 볶음을 시켜봤다. 베이퐁통 스타일로 불 맛을 담아 볶아냈고 밑엔 국물이 깔렸었다. 맛은 맵싹하면서도 짭조름했으며 굴 소스 풍미가 강했는데 달지 않아 술이 잘 받고 그럭저럭 먹을만했다. 바지락 자체는 살이 통통하지 않고 해감 상태가 그저 그래 소스 맛에 즐겼다. 술은 소맥, 소주로 달리다 막병으로 연태랑소주를 깠고 연태 향만 넣은 소주인데 알코올 향이 지독하게 오래갔다. 어쨌든 만족스러운 자리였고 근처에 있다면 종종 들를듯한 곳이다.
화상손만두
서울 관악구 남부순환로244길 18 1층
Luscious.K @marious
여기는 오리지날인 이대 화상손만두 달인 사장님의 지인이 기술 좀 배워서 하는 곳으로 알고 있어요. 오리지날아 사라진 현재 이집이 오리지날화 되고있나봅니다.
갈라파고스 @Galapagos0402
@marious 저도 예전에 이대/홍대 원조집을 가려고 했는데 다른 집으로 바뀌었더라고요…
Luscious.K @marious
@Galapagos0402 달인 사장님 편찮으셔서 이대 가게 접고 쉬시다 홍대 가게 여셨는데 불과 몇 달만에 다시 가게 접으셨어요. 지금은 가게 안하시니 현재 화상손만두를 표방하는 곳은 모두 지점 정도로 보심 되여. 건강 때문인지 금전적 문제인지는 모르겠으나 참 좋은 집 잃었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