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국수 싫어하는 사람도 인정할 만한 명품 콩국수> 대구경북지역 콩국수집들의 공통적인 특징이 김치 대신 고추를 찬으로 내준단 점이다. 처음엔 참 희한하다 싶었으나 금방 적응이 되어 서울에서 콩국수 먹을 때도 고추를 찾곤 한다. 칠성동할매콩국수, 옥순손칼국수와 함께 대구 3대 콩국수집으로 거론되는 콩국수집을 찾았다. 앞에 두 곳은 다 가봐서 어떻게 보면 이번에 대구 3대 콩국수 종지부를 찍은 셈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세 곳 중 여기가 제일 맛있었고 대구를 넘어 서울 유명 콩국수집과도 견줄만하다 생각한다. 콩국수마다 스타일이 제각각이지만 걸쭉한 스타일로 보면 압도적이다. 여름 한정으로 콩국수를 내는 게 아닌 콩국수 단일 메뉴만 판매하고 있어 보통과 곱빼기 중에 뭘로 먹을지 고르면 된다. 추가로 콩물에 얼음을 넣을지 말지까지 고르면 주문 끝이다. 반찬은 앞서 말했듯 고추가 나오며 그 외에는 시원하게 잘 익은 깍두기가 전부다. 고추는 오이고추기에 하나도 안 매우며 통에 따로 담겨 있는 고추는 청양고추라 무지막지하게 맵다. 오픈하자마자 만석을 이뤘던 탓에 콩국수를 받기까진 꽤 오랜 기다림이 필요했다. 직원분 여럿이서 믹서기 열댓 개를 쉴 새 없이 돌리고 계셨기에 이곳의 명성과 인기를 실감케 했다. 날이 더웠던지라 그냥 얼음을 넣어 달라 했으며 콩물이 조금 묽어지는 걸 포기하더라도 차갑게 먹을 수 있어 좋았다. 콩물이 워낙 걸쭉해 얼음을 안 넣었더라면 수프였을지도 모른다. 콩물은 콩을 껍질째 갈아 넣었나 입자감이 굵어 뭔가 비지스러웠고 면발을 들자 줄줄 흘러내렸다. 쫄깃한 면발에 탁 달라붙으며 입안에서 우걱우걱 씹혔고 미친 고소함을 내뿜었다. 콩물에 간이 다 돼서 소금은 따로 안 넣어도 먹을만했는데 막판에 살짝만 넣어 먹으니 감칠맛이 더해져 더 맛있었다. 그렇게 콩물 한입, 고추 한입하니 그릇은 어느새 바닥을 보였다.
성보 콩국수
대구 수성구 상화로 36 1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