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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포쇼핑타운 내 안주가 두루 괜찮은 막걸리 전문 주점> 해가 쨍쨍하던 금요일 낮, 제육대회 멤버 한 분께서 막걸리 번개를 제안하셔서 자의로는 갈 일 없는 반포로 향했다. 장소는 반포쇼핑타운 내 그분이 단골로 다니시는 곳으로 정해졌다. 반포쇼핑타운엔 하트타임, 충무할매김밥을 비롯해 흥미로운 식당들이 입점해 있어 언제 한번 가볼까 하긴 했다. 그러나 이곳은 존재조차 몰랐는데 올해로 생긴 지 13년이나 됐단다. 오후 3시에 오픈과 맞추어 그분과 접선해 바로 들어갔고 어쩌다 보니 약 세 시간 동안 둘이서 막걸리 다섯 병을 격파했다. 막걸리에 대한 많은 배움과 동시에 숙취를 얻은 불금이었다. 실내는 특별히 좁거나 넓지 않았으며 소규모, 단체 손님들을 모두 수용할 수 있어 보였다. 입구엔 냉장고가 두 개 놓여있는데 막걸리로만 가득 찼길래 다가가 쓱 한번 둘러보고 왔다. 첫 막걸리론 옥수역에 위치한 양조장에서 생산한다는 옥주(옥수수 막걸리)를 선택했다. 걸쭉했고 스위트콘 맛과 동시에 높은 도수감과 산미가 탁탁 처 줘 단맛이 비교적 덜 부담됐다. 기본 찬으론 양파장아찌와 울외장아찌 이 두 가지가 제공됐는데 울외장아찌가 아주 요물이었다. 꼬득꼬득한 식감과 함께 새콤, 짭조름한 맛이 쫙 올라왔고 참기름을 입혀 참 고소했다. 둘이라 안주는 신중을 가해 골랐으며 일단 시그니처라는 돼지고기로 만든 육전인 ‘돈 담은 육전‘을 시켰다. 소고기 육전이 아니다 보니 양은 넉넉했고 가운데에 톳무침이 담겨있었다. 톳무침을 덜어 육전에 올려 먹으면 되는데 육전 자체만으로도 인상적이었다. 생선살로 부친 것처럼 촉촉하고 부드러웠으며 톳무침은 포근한 계란옷 위에 오독오독한 식감을 더해줬다. 두 번째 막걸리는 희양산 막걸리 9도로 감미료를 넣지 않아 튀는 단맛이 없었고 희석시킨 요거트스러운 맛이 좀 느껴졌다. 앞서 마신 옥주와 달리 무척 맑고 묽어 목 넘김이 가벼웠다. 육전이랑 먹다 보니 어느덧 세 번째 막걸리로 넘어갔고 도수를 올려 우곡생주로 마셔봤다. 셰이크처럼 텁텁한 질감이 확 와닿았고 묵직한 바디감을 주면서 바나나 맛과 향이 스쳤다. 다음 안주론 배도 부르고 하니 가볍고 바삭한 게 좋겠다 싶어 ‘김부각과 들기름 마늘딥’을 주문했다. 노릇노릇 잘 튀겨진 큼지막한 김부각과 다진 마늘을 넣은 들기름이 담겨 나왔다. 솔직히 김부각만 따로 떼어놓고 보면 엄청 특별하다고 보긴 어렵지만 이 들기름 마늘딥이 더해주는 알싸함과 향긋함이 신의 한 수였다. 담그듯 듬뿍 찍어 먹으니 계속해서 손길이 갔다. 네 번째 막걸리는 마시고 남길 생각으로 선호 막걸리를 시켰는데 그래놓고 결국 다 마시긴 했다. 매우 라이트한 편이라 살짝 밍밍했고 탄산감은 세서 청량한 맛에 들이키긴 좋았다. 다섯 번째 막걸리는 그분의 단골 찬스 덕을 봐 서비스로 송명섭 막걸리를 한 병 받았다. 앞서 마신 선호와 마찬가지로 라이트한 막걸리로 깔끔한 게 뭔가 청주 같기도 하며 독특했다. 송엽섭 막걸리에 이어 서비스로 명태회무침도 내주셨는데 전, 튀김을 때려 매콤한 게 딱 당겼기에 무조건 맛있을 수밖에 없었다. 시뻘건 양념에 명태회가 새빨갛게 버무러져 있었다. 명태회는 폭신했고 양념의 경우 꽤 매웠지만 살얼음이 묻어있고 차가웠던 덕에 입에 착착 감기며 야채의 아삭함과 한데 잘 어우러졌다. 막걸리도 막걸리지만 안주가 참 괜찮았던 곳

담은

서울 서초구 신반포로 189 반포쇼핑타운 4동 지하1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