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째 이어오는 80년 넘는 업력의 설렁탕집> 국밥에 진심이었던 시절, 참으로 많은 설렁탕을 먹으러 다녔다. 손에 꼽는 설렁탕집으론 미성옥과 중림장이 있는데 둘 다 서울에 있어 굳이 설렁탕 먹으러 멀리 안 갔다. 오산에 온 김에 아라리 만두 다음으로 들를 식당을 찾아보았고 이전부터 궁금했던 설렁탕집 한곳이 떠올랐다. 4대째 이어오는 80년이 넘는 업력의 노포 설렁탕집 소머리를 사용한 설렁탕을 선보이고 있으며 메뉴는 설렁탕과 수육 두 가지뿐이다. 수육에 대한 극찬이 많길래 둘이서 설렁탕 보통 하나씩에 수육 반판을 주문하였다. 고운 자태의 수육은 반판임에도 우설과 소머리 등 특수부위가 굉장히 푸짐하게 잘 담겨 나온다. 두툼한 소머리의 경우 지방이 길게 붙어있어 식감이 찰지고 쫀득하다. 수육 먹을 때 무엇보다 중요한 김치는 약간 겉절이 스타일인데 시원하게 잘 익어 수육, 설렁탕이랑 다 잘 어울렸다. 깍두기는 푹 익어 단맛이 적고 시큼한 맛이 셌다. 최강 궁합을 보여준 건 파김치로 간이 짭짤하고 매콤해 수육에 붙은 지방의 느끼함을 잘 잡아줬다. 1인 1개씩 파 간장도 내줘 부들부들한 우설에 꼭 찍어 먹어야 한다. 설렁탕은 토렴식이 아니라 밥이 따로 제공되며 국물에 소면도 담겨있다. 뽀얀 국물 먼저 한술 떠보니 굉장히 깊으면서도 맑고 담백했고 꼬릿한 향은 일체 나지 않았다. 후추만 조금 뿌린 다음 밥 말아서 훌훌 떠먹었는데 사골 국물에 밥이 풀어져 뭔가 더 고소해지고 맛있었다. 다른 건 몰라도 여기 설렁탕엔 밥을 꼭 말아야 한다 본다. 설렁탕도 훌륭했지만 수육을 놓고 보면 서울에서 같은 가격으론 절대 못 먹는단 생각이 들어 오산까지 발걸음이 아쉽지 않다. 수육 반판 2만 원, 설렁탕 보통 1.2만 원
할머니집
경기 오산시 오산로300번길 3 할머니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