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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샹진 구이위안 옆 난샹 소룡포의 원조집> 쑤저우에서 상하이 복귀 후 첫 번째 일정으론 시내에서 약 20km 떨어진 구이위안으로 이동했다. 대중교통으로 가기 빡셀 줄 알았는데 예원역에서 지하철 한번 갈아타고 편하게 왔다. 구이위안은 상하이 자딩구 난샹진에 위치한 원림으로 명나라 시절에 지어졌다. 접근성이 좋은 예원에 비해 상대적으로 덜 알려졌지만 상하이 5대고전원림 안에 들 만큼 명성이 높다. 구이위안을 찾은 이유는 사실 구이위안보다 소룡포 때문인데 구이위안 옆에 있는 이집이 바로 소룡포의 원조집이다. 정확히는 ‘난샹 소룡포’로 이는 소룡포 중 가장 정통의 소룡포다. 소룡포의 기원을 보면 1871년, 이곳 점주 황명현이 아무도 따라만들 수 없는 만두를 개발하다 탄생했다 나온다. 판매된 이후부턴 호평을 받으며 소문을 타고 세간에 알려졌다고 한다. 원조 소룡포를 맛볼 생각에 설레어 구이위안에 앞서 들렀고 여유로운 시간대여서 한적했다. 규모는 중국답게 연회장처럼 컸는데 도심에선 느낄 수 없는 운치가 분위기에 담겨있었다. 테이블마다 QR코드가 깔려있어 이를 찍으면 사진과 함께 메뉴가 인기 순으로 쫙 나온다. 오색소룡포와 차를 주문했으며 차는 당시 찻잎이 신선하지 않아 안 판대서 물로 대체했다. 가격은 72위안이었고 선불로 받았는데 아무래도 오색소룡포가 색이 들어가다 보니 다른 소룡포보다 가격이 좀 나갔다. 소룡포를 기다리며 식초 단지를 종지에 덜어 세팅을 마쳤다. 친절한 여직원분께서 오색소룡포는 나오는데 시간이 좀 소요된다고 알려주셨지만 나오고 보니 그렇게 오래 걸리지도 않았다. 다섯 가지 색의 소룡포가 두 개씩 보기 좋게 담겨있었다. 손은 자연스레 색이 안 들어간 일반 소룡포로 제일 먼저 향했고 식초에 살짝 담가 먹었다. 피가 얇고 주름이 많아 손만두스러운 느낌이 강한 돼지고기소 소룡포로 흠 잡을 데 없었다. 이어서 집은 빨간색 소룡포는 피 색을 비트루트가 아닌 파인애플로 뽑은 거다. 여직원분이 번역기로 하나씩 다 소개해 주셔서 알았기에 이 글을 빌려 그분께 감사의 말씀을 전한다. 피에 담긴 육즙에선 과육의 단맛과 신맛이 느껴졌고 돼지고기, 새우가 섞여있는 소와 한데 어우러지며 전체적으론 산뜻했다. 소의 기름짐이 다 잡혀있었던 덕에 식초가 필요 없었다. 그다음 노란색 소룡포는 호박 즙으로 색을 낸 피를 써서 색이 노랗다. 다섯 가지 소룡포 모두 피 질감이 미세하게 달랐다면 이 노란색 소룡포의 피는 도톰하니 쫀득함을 갖고 있었다. 소는 돼지고기, 게살을 채워 넣어 피와 소의 색감을 맞추려 한 의도가 보였는데 단순 색뿐만 아니라 맛 조화도 뛰어났다. 호박의 깊고 진한 고소함이 달짝지근한 소를 잘 끌어앉았다. 다음으로 초록색 소룡포는 갈아만든 시금치를 사용해 초록색 피를 뽑아냈다. 처음에 보곤 쑥인 줄 알았는데 집어보니 피의 두께감이나 질감이 쑥처럼 무겁진 않아 아닌 거 같긴 했다. 피는 시금치 향이 묻어있어 다른 소룡포와는 달리 푸릇푸릇함이 씹었을 때 와닿았고 돼지고기소에는 깻잎이 섞여들어있어 향긋함을 더해줬다. 간장이 있었더라면 잘 어울렸을듯하다. 마지막으로 검은색 소룡포는 예상한 대로 먹물로 색을 뽑아낸 피에 돼지고기소와 가리비를 채워 넣었다. 집었을 때 피에서 느껴지는 질감은 노란색 만두와 비슷 내지 좀 더 무거웠다. 콱 베어 물자 먹물 풍미와 가리비 감칠맛이 육즙에 딸려 들어왔는데 그 조화가 참 깔끔하고 잘 맞아떨어졌다. 색이 들어간 만두는 허가 많다 여겨왔으나 다섯 소룡포 모두 훌륭했다. 먼 길 왔는데 오색소룡포만 먹고 떠나긴 섭섭해 일반 소룡포로 한판 더 먹었고 가격은 35위안으로 무척 저렴했다. 소룡포가 무려 15개나 들어있어 다 먹고 나니 배가 정말 가득 찼다. 피는 오색소룡포의 일반 소룡포보다 더 얇았고 훨씬 부들부들거려 조금만 오래 들어도 찢어졌다. 돼지고기소에서 터져 나오는 육즙 또한 훨씬 실해 달큰함과 감칠맛이 입안을 채웠다. 피를 잘 숙성시킨 듯 배부른 와중에도 쭉쭉 들어갔고 식초에 살짝 담갔다 육즙부터 후루룩 마시고 한입에 넣으니 그리 행복할 수가 없었다. 이번 상하이 여행 중 최고의 소룡포였다.

上海古猗园餐厅

上海市嘉定区沪宜公路218号 邮政编码: 201802

맛집개척자

소룡포 원조라면 무조건 가봐야하는 곳이네요.^^

갈라파고스

@hjhrock 상징적인 의미도 컸습니다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