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 하나 아쉬운 게 없었던 짚불구이의 원조집> 삼각지에서 가장 핫한 식당인 몽탄의 모티브가 된 무안군 몽탄면에 위치한 짚불구이 원조집이다. 무안은 목포에서 멀지 않기에 잠시 목포를 떠나 짚불구이를 맛보러 갔다. 무안역 근처에 있어 뚜벅이 여행객에게 접근성이 나쁘지 않으나 목포를 오가는 기차의 배차 간격이 길어 유의할 필요가 있다. 올 땐 버스를 이용했고 갈 땐 기차를 탔다. 매스컴에 수차례 소개된 집답게 평일 점심에 방문했음에도 찾으시는 손님들이 꾸준히 많았다. 70년 업력으로 3대째 이어져 오고 있다 하며 가정집을 개조해 쓰고 있다. 자리에 앉자마자 고민할 것도 없이 짚불구이 3인분을 시켰고 부위는 삼겹살과 목살 중 삼겹살로 골랐다. 밑반찬은 깔끔하게 담겨 나오며 김치가 다양해 마음에 들었다. 양파김치, 열무김치, 묵은지, 묵은지볶음 등은 전라도답게 맛이 다 빼어났으며 칠게장과 밴댕이 젓갈은 짭짤한 게 밥을 불렀다. 푸짐한 쌈 채소는 상태가 좋고 싱싱했다. 짚불구이는 1인분에 한판이고 2인분 이상 시키면 먹는 속도를 봐가며 한판 한판씩 내준다. 한 번에 내면 나머지가 식을 수 있기에 이렇게 디테일하게 신경을 쓰는듯하다. 짚불에 구워 나온 고기답게 삼겹살에선 짚불 향이 솔솔 피어올랐다. 기름기도 한눈에 보일 정도로 자글자글하며 오버 쿡 된 곳 없이 균일하고 적당하게 제대로 익혀졌다. 칠게장에 찍어 한입 맛봤고 짚불 향이 어우러진 기름진 삼겹살에 짭짤함과 감칠맛이 킥을 더해 완벽한 궁합을 이뤘다. 얇아서 육즙은 좀 약한데 풍미는 기대 이상이었다. 짚불구이만 놓고 봐도 정말 훌륭하지만 맛의 8할은 칠게장이 아닐까 싶다. 그만큼 칠게장이 참 맛났는데 그 말인즉슨 사이드 메뉴인 칠게장 비빔밥을 맛봐야 한단 소리 칠게장 비빔밥에는 칠게장 말고는 별 특별한 재료가 들어가지 않는다. 계란 프라이와 무생채, 콩나물, 상추 등 식감을 살려주는 재료 정도뿐이라 핵심은 단연 칠게장이다. 내용물을 골고루 잘 비빈 뒤 한입 딱 먹으면 짭조름한 맛에 숟가락질이 안 멈춘다. 집에서 만들어 먹는 비빔밥과 비주얼은 별반 다르지 않은데 칠게장이 아주 요물이다. 비빔밥에 따라나오는 시래기 된장국은 어찌나 달큰하고 구수한지 손에 꼽을 정도로 정말 맛있었다. 짚불구이부터 사이드 그리고 반찬까지 뭐 하나 아쉬운 게 없었다.

두암식당

전남 무안군 몽탄면 우명길 52 1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