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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거운 듯 묘한 중독성을 가진 수준급 함흥 회 냉면> 잘 알려졌다시피 평양냉면은 물, 함흥냉면은 비빔이다. 평양냉면 맛을 모르던 시절에는 물냉면보다 비빔냉면을 선호해 여름만 되면 함흥냉면을 먹었었는데 이젠 그 반대가 되었다. 한동안 함흥냉면에 소홀하다가 최근 들어선 또 생각이 나기 시작해 예전부터 눈여겨둔 동네 함흥냉면 전문점으로 향했다. 오픈할 때부터 알았는데 벌써 업력 5년 차에 접어들었단다. 덕양구에 있는 갈현냉면집에서 기술을 익히신 분께서 차리셨다 하며 그래서인지 메뉴와 분위기가 전체적으로 닮아있다. 한때 갈현냉면집의 단골이었기에 왠지 좀 비슷하다 싶었다. 갈현냉면집에서 먹던 대로 회 냉면과 왕만두를 주문했고 식전에 육수 한잔 따라 마시며 속을 가다듬었다. 육수는 짭짤하니 구수한 맛이 깊었고 나중에 회 냉면에 곁들이기도 좋았다. 왕만두는 냉면과 달리 평양식으로 빚는 게 특징이고 가득 찬 속에 비해 피가 상대적으로 얇았다. 피 안의 소는 돼지고기와 높은 비율로 두부가 애호박, 숙주 등과 함께 꽉 채워졌었다. 두부의 존재감이 강해 맛은 담백했으며 두부와 채소가 이루는 푸근한 질감과 높은 포만감이 마음에 들었다. 간장을 살짝 붓거나 회 냉면이랑 한입씩 번갈아 먹으니 간이 딱 알맞았다. 회 냉면은 양념에 물기가 좀 있는 스타일이었는데 양념 맛이 그렇게 맵거나 자극적이지 않았다. 단맛 또한 적었고 파의 알싸함이 약간 더해진 채 시원하여 입에 제대로 감겨들었다. 쫀득한 면발에 탁 달라붙으며 씹어 삼킬 때 텁텁한 뒷맛이 안 남는 게 가장 큰 매력이었고 살짝 싱거운듯하면서도 묘한 중독성이 있었다. 겨자를 넣어 먹으니 싱거움은 싹 사라졌다. 회 무침은 간재미라 꼬들꼬들 씹히며 매콤, 달콤함을 퍼트려 겨자처럼 밋밋함을 상쇄시켜주는 역할을 했다. 양이 많진 않았으나 맛은 강렬했고 냉면 자체도 깔끔하니 수준급이었다.

금원 함흥냉면

서울 은평구 역말로 53 1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