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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싸도 맛으론 깔 게 없는 핀초 바> 먼저 방문하려던 Borda Berri가 하필이면 휴무였던 관계로 1차로 방문하게 됐다. 오픈과 동시에 가게 안으로 손님들이 몰리더니 곧이어 만석을 이룬 엄청난 인기의 핀초 바다. 쓰는 식재료 때문에 핀초여도 가격대가 셀 거라 예상은 했는데 핀초 두 개에 시드라 한잔하고 한화로 거의 2만 원이 나와 산세바스티안 물가가 체감됐다. 물론 맛으론 깔 게 없다. 술은 시드라가 입에 잘 맞길래 또 마셔봤는데 여기서도 병을 높이 들고 따라주는 퍼포먼스를 구경할 수 있었다. 단순 퍼포먼스는 아니고 공기와의 마찰을 이용해 탄산을 만든단다. 가야 할 길이 먼 관계로 심사숙고해 주문한 두 가지 핀초 중 첫 번째는 푸아그라다. 이제는 익숙한 겉은 바삭하고 속은 물컹하게 구워낸 푸아그라이며 찐득한 소스가 끼얹어졌었다. 찐득한 소스는 알고 보니 사과 콩포트였고 달달한 맛이 강해 미세한 푸아그라 비린내를 전부 덮었다. 푸아그라가 터지며 콩포트와 섞이니 확 기름져져서 빵으로 싹싹 긁어먹었다. 두 번째 핀초는 톨레도 근교인 세고비야의 향토 음식, 코치니요로 마드리드 Restaurant Botín에서 먹어봤다. 여기선 애저를 맥주에 재운 다음 굽는다 하며 껍질을 양념해 낸다. 코치니요의 매력은 뭉개질 정도로 부드러운 살코기라 생각하는데 물기를 쫙 빼 구운 스타일이라 그렇진 않았다. 아쉽게도 Restaurant Botín의 코치니요보단 덜 이색적이었다.

La Cuchara de San Telmo

31 de Agosto Kalea, 28, 20003 Donostia, Gipuzkoa, Spa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