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사는 냄새나는 허름한 분위기와 친숙한 안주> 부른 배 부여잡고 2차로 방문했는데 오히려 만족도는 1차보다 훨씬 높았다. 뚱보 될까 봐 안주는 조금만 먹으며 술이나 왕창 마시기로 하고 셋이서 쭈꾸미볶음과 보쌈만 주문했다. 먼저 기본 찬으로는 대구 이리탕과 콩비지 그리고 알배추가 나왔다. 가장 눈에 띈 이리탕엔 내용물이 그리 많진 않았으며 무가 들어가 시원한 국물 맛에 이리는 부드럽고 고소했다. 콩비지는 질감이 살짝 묽었는데 그렇다고 콩 찌꺼기가 적게 들어있는 편은 아니었다. 간이 약하고 싱거워 자극적인 쭈꾸미볶음과 궁합이 좋아 아마 이걸 의도한 찬이지 않나 싶다. 쭈꾸미볶음은 바깥에서 숯불에 쭈꾸미를 구워 불향을 가득 입혀낸 뒤 매콤달콤한 양념을 발라 내준다. 쭈꾸미는 비록 수입산을 사용하지만 쫄깃쫄깃한 식감이 살아있어 괜찮았다. 양념이 너무 끈적하지 않으면서 지코바 치킨과 비슷해 호불호가 크게 없을듯한 맛이었다. 마요네즈를 부탁드려 콕 찍어 먹으니 술에 취해 그래서인지 몰라도 더 맛있게 들어갔다. 보쌈은 부드럽게 잘 삶은 돼지고기 삼겹살과 아삭하고 시원하게 잘 익은 김치 그리고 탱탱한 두부 이렇게 삼합으로 먹기 좋게끔 내준다. 가격 대비 양은 적었으나 퀄리티는 좋았다. 총평하면 사람 사는 냄새나는 허름한 분위기 속 친숙한 안주가 더해져 취기가 가득 달아올랐다. 노포 애호가 주당이라면 무조건 만족하겠고 덕분에 일행과 즐거운 불금을 보냈다.
뚱보집
부산 중구 중앙대로29번길 2-11 1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