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설고 쉽지 않았던 달팽이 요리, 카라콜레스> 해외여행 중 낯선 음식을 그것도 난생처음 접할 때 최대한 선입견을 갖지 않으려 노력하는 편이다. 취두부도 그런 의미에서 한번 도전해 봤는데 솔직히 결과가 좋다곤 말 못 한다. 카라콜레스라는 마드리드식 달팽이 요리를 맛보러 들른 타파스 바, 1942년에 문을 열었으며 그래 보이는 분위기다. 실내엔 앉을 자리가 거의 없어 다들 그냥 서서 드시고 계셨다. 달팽이는 분명 낯선 식재료지만 프랑스에서 에스카르고를 맛있게 먹은 경험이 있으니 용기를 내어 카라콜레스와 내장 스튜인 카요스를 주문했다. 가격은 둘 다 13.5유로로 같았다. 카라콜레스의 경우 커다란 냄비에 대량으로 담긴 걸 그릇에 덜어준다. 뻘건 국물에 달팽이가 껍질째 담겨 있길래 먹기 전부터 빡셌는데 반 접시씩 판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아버렸다. 먼저 카요스는 기름기가 있는 진득한 내장 스튜로 그리 놀라운 맛은 아니나 그럭저럭 먹을만했다. 양, 천엽, 미끄덩한 콜라겐 부위 등 여러 내장과 고기가 골고루 섞여 들어있었다. 아무래도 스튜라 집집마다 레시피가 조금씩 다를듯한데 여기 카요스는 그다지 안 매콤하고 짭조름한 스타일이다. 딱 빵에 찍어 먹기 좋은 간이었고 졸아든 부대찌개가 떠올랐다. 이어서 카라콜레스는 어떻게 먹나 봤더니 이쑤시개를 하나 들고 껍질에서 달팽이를 쏙 빼내면 됐다. 뻘건 국물은 카요스와 마찬가지로 고추기름이 베이스로 보였으며 좀 더 묽었다. 이쑤시개로 달팽이를 콕 집어내니 살 전체가 껍질에서 쉽게 빠져나왔고 더듬이가 잘린 모습을 생생히 마주했다. 아무런 생각 없이 입에 넣자 소라 내장 맛이랑 비린내가 확 올라왔다. 미끄덩거리는 식감에서부터 호불호가 갈릴 게 분명한데 어떤 거에선 모래가 함께 씹혀 목으로 넘기는 것조차 많이 힘들었다. 술 없이는 도저히 못 먹겠다 보는데 있어도 쉽지 않다.
Restaurante Casa Amadeo Los Caracoles
Pl. de Cascorro, 18, Centro, 28005 Madri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