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빙에서 빙수 한 그릇을 뚝딱 해치우고 윤동주 문학관으로 이동해 청운동을 한 바퀴 돌며 부암동으로 돌아왔다. 치킨을 먹기 위한 빌드업이었고 가족을 호출해 자리를 함께 했다. 발길이 닿질 않다 모처럼 방문한 부암동 터줏대감 치킨집, 사실 치킨보다도 치맥이 간절했다. 부빙과 연계해 이열치냉 코스를 꾸리게 됐는데 어째서 둘 방문 순서가 뒤바뀐 것 같다. 고지대에 위치해 접근성이 좋은 편은 아니지만 평일 오후 5시 반이었음에도 매우 붐벼 앉을 자리가 얼마 안 남았었다. 간신히 착석 후 바로 프라이드 한 마리에 생맥주를 주문했다. 생맥주는 테라로 장사가 잘되는 집답게 탭 관리도 잘 되는지 매 모금이 참 시원하고 달았다. 소주를 즐기시는 분들이 주변에 많이 계셨는데 개인적으로 치소의 매력은 잘 모르겠다. 치킨은 커다란 바구니에 정겹게 담겨 나왔고 닭 호수가 커 남자 셋이 먹기에도 모자라지 않았다. 딱 봐도 튀김옷이 얇은 옛날 치킨 스타일로 두툼한 감자튀김이 함께 올라가있었다. 감자튀김에 먼저 손이 갔고 크기가 엄청나서 그냥 먹어보고 양념소스에도 찍어맛봤다. 햇감자를 써서 속은 수분감 있고 포슬포슬한 동시에 가벼운 바삭함이 겉을 감싸 매력적이었다. 이어서 치킨은 서너 조각 정도 먹은 걸로 기억하는데 얇음에도 단단하고 거칠게 부서지는 튀김옷이 좋았다. 쌀가루를 반죽에 섞은 치킨과 유사하게 고소하면서 담백한 맛이 강했다. 그러나 그에 밀착되어 있을 만큼 꽉 찬 속살의 경우 살짝 메말라있음과 동시에 퍽퍽했다. 살결이 부드럽게 찢어지질 않고 뚝뚝 끊기는 느낌을 줬으며 밑간도 되게 슴슴해 아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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