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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마다 먹고 싶은 카이막, 고소함과 달콤함의 끝> 이름만 들어도 설레는 카이막, 고대하던 카아막 타임이 찾아왔다. 3년 전 구시가지 쪽에서 처음 맛보고 온몸에 전율이 일었었는데 과연 이번에도 같은 감동을 선사할지 확인해 봤다. 되도록이면 3년 전에 방문한 가게로 가고 싶었으나 숙소와 너무 멀어 신시가지에서 해결하기로 했다. 다행히 이 동네에 예전에 저장해둔 카이막 상점이 있어 고민 없이 바로 향했다. 바쁜 브런치 시간이라 잠깐의 웨이팅 후 다른 분들과 합석해 앉을 수 있었고 가게를 쓱 둘러보니 꿀과 유제품, 가공육 등을 취급하고 있었다. 카이막은 냉장고에 탐스럽게 쌓여있었다. 카이막을 사랑하는 한국 분들이 많이 다녀가셔서 메뉴판엔 한국어를 병기해 놨던데 안 봐도 시킬 걸 이미 다 정했었다. 메네멘(오믈렛)은 패스하고 카이막과 발슈트를 한잔 주문했다. 먼저 발슈트는 꿀을 탄 우유이며 3년 전에 맛본 것의 경우 바닥에 꿀이 어찌나 많이 깔렸던지 꿀물에 우유를 탔다 해도 어색하지 않았다. 반면 이번 건 들어간 꿀의 양부터 아쉬웠다. 그렇다 보니 꿀 고유의 깊은 단맛이 우유에서 잘 안 느껴졌으며 온도감도 뜨겁다기보단 미지근해 서로 잘 녹아들지 않고 따로 놀았다. 카이막과 먹기엔 차라리 차이를 시킬 걸 싶었다. 이어서 나온 카이막은 150리라쯤으로 요즘 이스탄불 물가치곤 특별히 비싼 건 아닌 데다 양이 푸짐해 만족스러웠다. 얼핏 보면 크림치즈처럼 생긴 카이막에 황금빛 꿀을 부어놓았다. 카이막은 꿀과 섞어버리지 말고 꿀을 살짝 묻혀 뜬 뒤에 바게트에 발라먹으면 된다. 이렇게 딱 먹으니 변함없는 빵 도둑이었고 카이막 자체는 많이 안 달고 고소하며 잼 질감이었다. 확 도드라지는 단맛은 꿀에서 기인하기에 꿀 없는 카이막은 팥 없는 찐빵과 다름없다. 농축된 우유 지방의 고소함과 깊은 달콤함을 가진 찐득한 꿀의 합작이 가히 천상의 조합이었다. 모든 음식은 새롭게 맛보고 입에 맞았을 때 가장 감동이 큰 법이라 다 먹고 나니 3년 전과 비교는 큰 의미가 없겠단 생각이 들었다. 여전히 맛있으니 된 거고 매일 아침마다 먹고 싶다.

HASAN FEHMİ ÖZSÜT 1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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