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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주가 없어 참 아쉬웠던 감격스러운 맛의 자흐 케밥> 아직 만족스러운 케밥을 만나지 못한 거 같아 카이막을 소화시킨 뒤 케밥을 먹으러 향했다. 그렇게 들르게 된 케밥 전문점이며 자흐 케밥이라 불리는 양고기 케밥만 취급하고 있다. 결론부터 말하면 이번 튀르키예 일정 중 가장 감격스러웠던 한끼였기에 왜 이제야 왔을까 참 아쉬웠다. 보아하니 가격이 많이 올랐던데 3년 전 왔다면 천국이 따로 없었겠다 싶다. 애매한 시간임에도 실내는 만석이라 바깥 테이블에 앉았으며 잠시 실내로 가서 케밥 굽는 모습을 구경하고 나왔다. 대형 꼬챙이에 끼워진 거대한 양고기가 숯불에 구워지고 있었다. 육즙이 뚝뚝 떨어지는 이 아름다운 양고기에서 살을 도려내 작은 꼬챙이에 끼워 파는데 가격은 두 개에 380리라였다. 칭따오가 너무 당겼지만 허황된 꿈이라 아이란의 길을 걸었다. 자흐 케밥을 주문하니 잠시 뒤 직원분이 사이드를 몇 가지 들고 오셔서 권하셨는데 이중 토마토로 만든 매콤한 페이스트는 돈을 받는듯했다. 어쨌든 이건 무조건 필요한 존재였다. 양파 샐러드는 아마 무료 같고 특별한 건 없으나 시큼한 맛으로 양고기의 기름기를 잡아줘 역시 있으면 유용하다. 이외 다른 사이드는 불필요해 보여 안 줘도 된다 하고 안 받았다. 자흐 케밥은 나오는데 시간이 좀 걸렸고 옆에 토르티야 같은 얇은 반죽을 함께 얹어줘 랩으로 싸서 먹으면 됐다. 일단 꼬치 하나는 그냥 먹었고 나머지 하나는 랩으로 싸서 먹었다. 꼬챙이에서 한 점 뽑아 입에 넣자 송골송골 맺힌 기름에서 감칠맛이 확 올라오더니 쫄깃하게 씹히며 터져 나오는 육즙에 할 말을 잃었다. 두께가 얇은 편이 아닌데 전혀 안 질겼다. 비유하자면 웬만큼 잘한다는 중국 양꼬치 서너 개를 한입에 씹는 정도의 감흥이었는데 이걸 아이란과 먹자니 안타까울 따름이었다. 이어서 페이스트와 샐러드를 넣고 랩을 싸 봤다. 이렇게 랩으로 먹으니 앞서 말했듯 페이스트의 존재감이 굉장했고 양고기와 환상 궁합이었다. 적당한 산미에 살짝 얼얼하다 싶은 매콤함이 얹어져 훨씬 더 깊은 풍미를 선사했다. 막판엔 페이스트를 듬뿍 넣어 말아 먹어봤으며 양고기에 입혀진 불향과 기름기, 짭조름함과 뒤섞여 짜릿한 한 입 한 입의 연속이었다. 튀르키예에서 경험한 양고기의 끝, 행복했다.

Şehzade Cağ Kebap

Hoca Paşa, Hoca Paşa Sk. No:6 D:4, 34110 Fatih/İstanbu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