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한 나폴리 피자와 의외로 괜찮았던 파스타> 사실 나폴리 피자는 화덕에 구워야 비로소 나폴리 피자라고 부를 수 있다. 요즘 핏제리아라면서 나폴리 피자를 표방하는 업장들이 많이 생겨나는데 오븐을 사용하는 모습을 많이 봤다. 오븐에 구운 것과 화덕에 구운 것의 차이는 도우에서 가장 크게 드러난다. 오븐에 구울 경우 도우에서 쫄깃한 식감이 잘 안 나고 오히려 질기다고 느껴져 고르니초네를 안 먹게 된다. 개인적으로 웬만하면 베라 인증을 받은 나폴리 피자 전문점을 신뢰한다. APN도 아마 베라처럼 피자 협회에서 인증하는 거 같은데 이전에 소개한 스파카 나폴리가 이 인증을 받았다. 이곳 역시 APN 인증을 받은 성수동에서 손에 꼽는 유명 핏제리아다. 여기저기 뻔한 마르게리타가 아닌 가리발디라는 피자를 시그니처로 내세우며 파스타에 대한 평도 괜찮은 편이다. 가리발디는 치즈의 존재감이 큰 피자이며 옐로우 토마토를 사용해 전체적인 색감이 마르게리타와 달리 노랗다. 페페론치노도 간간이 넣어 매콤한 맛이 톡톡 쏘아 느끼함을 잡아준다. 도우는 두께가 두꺼웠는데 담백한 맛에 대단히 쫄깃했고 바삭거림은 약했다. 개인적으로 도우의 바삭함에 집착하기보단 쫄깃함에 더 중점을 두기 때문에 충분히 만족스럽게 먹었다. 군데군데 박힌 살시챠 소시지와 프로볼로네 치즈는 짭짤한 간의 주인공으로 맥주랑 먹을 수밖에 없게끔 유도한다. 리코타 치즈도 뿌려져있어 산뜻한 느낌도 들고 마냥 짭짤하진 않다. 파스타인 라구 나폴레타나는 잘게 다진 고기가 들어있는 라구 볼로네제와 달리 찜처럼 부드러운 고깃덩어리가 들어있다. 고기엔 토마토 소스가 깊이 배어 야들야들하게 녹아내린다. 소스의 질감이 꾸덕꾸덕해 탱글탱글한 리가토니 면과 잘 어울리고 리코타 치즈와 올리브유를 싹 발라먹으면 끝내준다. 파스타치고 흔치않게 양이 엄청 푸짐해 가격 대비 만족스러웠다. 피자와 파스타 궁합이 좋았고 무엇보다 둘 다 기본 이상의 맛을 내어 먹는 내내 너무 즐거웠다. 성수동이란 걸 감안하면 가격대도 합리적인 거 같아 좋은 기억으로 남아 또 가고 싶다. *2022년 9월 방문
마리오네
서울 성동구 광나루로2길 23-1 쌍둥이빌라 1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