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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리와 딤섬에 강한 대만계 화상 중국집> 이름만 봐선 흔하디흔한 동네 중국집 같지만 대만계 화교가 운영하는 4년 차 업력의 화상 중국집이다. 인왕시장 옆 골목에 위치해 지나가다 눈에 띌 일이 없어 소문을 통해 알게 됐다. 장안의 화제였던 <흑백요리사> 여경래 셰프님께서 사인을 남기셨던데 같은 화교라 여기 사장님이랑 친분이 좀 있으신 것 같다. 규모는 아담한 듯 생각보다 넓은 편이고 룸은 따로 없다. 미리 찾아보긴 했지만 그보다 훨씬 더 다양한 메뉴에 놀랐고 딤섬류를 함께 다루고 있다. 딤섬 전문이라 밖에 써 붙여놨을 정도로 딤섬에 대한 자부심이 엿보여 안 먹어볼 수 없었다. 예약하는 과정에서 콜키지가 되나 여쭤보니 너무 쿨하게 가져오라셔서 이날은 진로 1924 헤리티지로 달렸다. 마시다 보면 어느 순간 확 취해있는 30도짜리 괜찮은 증류식 소주였다. 첫 번째로 나온 음식은 딤섬류에 속하는 총요우빙, 대만식 부침개다. 기름에 파싹 튀겨낸 페이스트리 느낌의 부침개인데 빵빵하게 부풀은 군만두피 같기도 하고 요우티아오와 닮았다. 가위로 먹기 좋게 한 조각 자른 뒤 속을 벌려 그 안에 요리를 넣어 먹는 용도로 쓰면 되고 오향장육이랑 궁합이 좋았다. 냉채에는 없는 튀김의 고소함과 파사삭한 식감을 싹 입혀줘서다. 두 번째 음식은 앞서 잠깐 언급한 오향장육, 지금은 없는 대방동 대성관의 오향장육을 연상케할 만큼 이날 베스트였다. 탱탱하게 잘 삶은 소고기 아롱사태에 짠슬까지 넉넉히 올려뒀다. 쫄깃해 젤리 같은 짠슬은 살얼음이 껴 있어 시원해 좋은 클렌저였고 적당히 짭조름하며 오향의 맛을 담고 있었다. 아롱사태의 경우 씹었을 때 착 감겨들면서 기분 좋게 잘근거렸다. 세 번째 음식은 대만식 후추 새우로 중새우를 대가리째 튀겨낸 뒤 양파와 파 그리고 고추 등과 함께 볶아냈다. 후추로 간을 해놔 꽤 칼칼한 동시에 채소의 달큰함, 알싸함이 담겼었다. 껍질까지 그냥 먹어도 되는데 튀겨졌기에 되게 가볍게 부서져 바삭함이 극대화됐다. 중새우는 살이 통통하게 올라 씹었을 때 탱글탱글한 식감이 선명했으며 맛은 담백하니 고소했다. 네 번째 음식은 고기 사오마이, 꽃봉오리 모양 입 부분에 날치알을 올렸고 속은 완자처럼 탱탱한 고기소로 꽉 차 있었다. 실한 육즙이랑 퍼지지 않고 쫀득한 피가 딤섬의 정석이었다. 이어서 또 다른 딤섬, 부추 사오마이는 구채교라 부르는 게 맞을듯한데 메뉴판엔 사오마이라 쓰여있었다. 어쨌든 맛은 좋았고 창펀처럼 쫀득거리는 투명한 피와 부추 내음이 어울렸다. 여섯 번째 음식은 바지락 볶음, 국물 거의 없이 술찜 스타일로 볶아냈고 청양고추를 넣어 시원하면서도 은근 칼칼했다. 면 추가가 가능한데 만약 비벼 먹었다면 봉골레가 따로 없겠다. 일곱 번째 음식은 군만두, 요새 중국을 많이 다니며 군만두에 감흥을 잃은 상태였는데 오랜만에 먹으니 맛있긴 했다. 반죽 냄새가 나는 두툼한 피에 소가 꽉 담긴 아담한 군만두였다. 여덟 번째 음식부턴 식사로 넘어갔고 먼저 대만식 볶음밥이 나왔다. 대만식 소시지인 샹창을 잘라 넣어 달짝지근한 맛이 났으며 밥알은 포슬포슬한 스타일로 슴슴한 게 그저 그랬다. 이어서 나온 간짜장은 면에 장을 부었을 때 좌르륵 펴지질 않고 즉석짜장소스처럼 진득하게 뚝뚝 떨어져 다소 실망스러웠다. 다행히 달진 않았고 식사류는 대체로 아쉬운 편이었다. 마지막 음식은 서비스로 받은 튀긴 완자, 미트볼 크기에 겉바속탱했고 함께 내주는 춘장에 찍어 먹으니 묘하게 어울렸다. 수준급 중국집임엔 분명해 잘 먹었고 요리, 딤섬류에 강하다.

차이나타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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