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세바스티안 못지않게 뛰어난 맛과 완성도의 타파스> 사그라다 파밀리아가 완공되면 다시 찾으려 했건만 고작 28개월 만에 온 바르셀로나, 완공일은 내년이라고 한다. 어차피 미식이 목적인 여행이다 보니 크게 상관없다. 이번 바르셀로나에서의 식도락은 만반의 준비를 가했는데 지난번에 못 들른 곳들을 우선적으로 다니기로 했다. 대부분 타파스 바이며 첫 번째 장소로 들른 곳은 여기다. 와인만 약 500병에 그 외 술들도 다양하게 보유하고 있는 서서 먹는 타파스 바다. 바르셀로나 평균 이상에 산세바스티안 못지않게 높은 완성도의 타파스를 선보인다. 일주일에 쉬는 날이 사흘이나 되지만 다행히 바르셀로나에 도착한 날엔 영업 중이었다. 자리가 날 때까지 15분쯤 기다린 뒤 아리따운 여직원분의 안내를 받아 들어갔다. 공간이 좁다 보니 여럿이 오거나 오래 머물기엔 좀 빡세 보였는데 혼자 아니면 둘이 오기엔 딱 좋은듯했다. 주방과 붙어있는 바에 자리를 잡았고 다행히 나름 아늑했다. 주문은 영어와 스페인어가 병기돼 있는 메뉴판을 참고하면 돼 어렵지 않으며 메뉴는 크게 타파스와 몬타디토로 나뉜다. 몬타디토는 스페인식 오픈형 샌드위치를 말한다. 우선 타파스, 몬타디토를 각 두 개씩 시켰고 이와 잘 어울리는 카바 한 잔을 페어링했다. 카바의 경우 달달한 스타일은 아니었고 상큼한 맛에 시트러스가 굉장히 강했다. 몬타디토로는 트러플 꿀과 요거트를 곁들인 연어랑 빨간 고추와 캐비아를 곁들인 새우를 골랐다. 연어 몬타디토는 연어 퀄리티가 좋았으며 훈연 정도도 매우 적절했다. 익숙한 조합인데 맛과 완성도는 한 수 위라 느꼈고 새우 몬타디토 역시 마찬가지였다. 진한 살맛, 꽉 찬 식감을 가진 새우에 고추와 캐비아가 더해주는 풍미가 대단했다. 이어서 타파스는 피키요 고추를 곁들인 참치가 먼저 나왔는데 통조림 참치를 써 짭짤한 맛이 강했다. 그렇다 보니 단맛이 나고 살짝 알싸한 피키요 고추와 잘 어울렸다. 뒤이어 나온 타파스, 이베리코 세라도 볼살은 감자칩과 크리미하게 볶은 버섯이 함께 접시에 담겨있었다. 소꼬리찜처럼 부드러움을 극대화한 육질에 감칠맛도 뛰어났다. 이쯤 먹고 일어서려다 주방 앞에 진열된 재료들을 보니 궁금해지는 타파스가 생겨 두 개만 더 주문해 봤다. 먼저 캐비아와 아티초크를 얹은 염소치즈는 이날 베스트였다. 아티초크는 왠지 삶아낸 거 같고 구운 것과는 달리 일그러지는 질감이라 새로웠다. 은은한 고소함이 났는데 함께 뿌려놓은 꿀과 어우러지며 염소치즈의 산미를 눌렀다. 대망의 마지막 타파스는 비피 열매와 정어리를 조합한 것으로 제대로 단짠단짠이었다. 비피 열매는 복숭아 같았고 꿀에다 졸여놔 정어리 짠맛을 느끼며 달콤함에 젖었다.

Quimet & Quimet

1F, Carrer del Poeta Cabanyes, 25, 08004 Barcelona, Spain

Luscious.K

사그라다 파밀리아는 완공이 계속 뒤로 연기 연기 되네요 ㅎ

갈라파고스

@marious 시에스타를 없애야 해요 ㅋㅋ

Luscious.K

@Galapagos0402 ㅋㅋㅋ 저도 일하다 낮잠 필요하니 걍 봐줄래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