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뎅의 진가를 담아 반세기 넘게 운영되어 온 이자카야> 밤이 되면 고쿠라 대표 유흥가로 변모하는 가지마치에 위치한 오뎅 전문 이자카야다. 하루 7시간, 저녁 장사만 하고 있으며 일본에선 다소 식상한 오뎅으로 반세기 넘게 운영되어 왔다. 2019년 발행된 미쉐린 가이드 후쿠오카·사가·나가사키 지역판에선 빕 구르망에 선정된 바 있다. 일반 연례판이 아닌 특별판이었기에 더욱 흥미로워 꼭 오고자 했던 이유이기도 하다. 스르륵 문을 열고 들어가니 밖에서 보이는 것보다 제법 큰 규모에 두 공간으로 나뉜 다찌로 구성되어 있었다. 독립된 테이블이 없어 시끌벅적한 분위기가 오히려 운치 있게 느껴졌다. 한국어 메뉴판이 구비되어 속전속결로 주문을 마친 뒤 소라치 1984로 목부터 축였다. 일본 맥주에서 보기 드문 페일 에일로 기분 좋은 쓴맛과 동시에 강렬한 호피함이 인상 깊었다. 오뎅 주문은 원하는 종류를 직원분에게 말씀드리면 구획이 나뉜 틀 안에서 하나씩 꺼내 한 그릇에 담아주신다. 국물도 함께 자박하게 담기고 그릇 한편엔 겨자가 한 스푼 곁들여진다. 하나씩 맛봤고 쑥갓은 달큰한 국물이 한껏 스며든 채 씹을 때마다 향긋함이 쫙 퍼졌다. 삼각형의 새하얀 한펜은 스펀지처럼 입에서 부드럽게 녹으며 어육의 고소함이 은근히 남았다. 다이콘(무)은 그 무엇보다 달큰했고 부드럽지만 흐물거리지 않는 질감이 일품이었다. 생긴 것도 맛도 핫바 같았던 고보텐은 속에 우엉을 넣어 뽀득한 식감과 단맛이 재미를 주었다. 여행 첫날 그것도 저녁식사 겸 먹은 터라 오뎅 한 그릇을 금세 비우고 다음 그릇을 주문하며 사케로 넘어갔다. 야마구치현의 하라다 준마이긴조로 산딸기 향이 화사하게 피어올랐다. 2라운드는 어묵류가 아닌 것들로 가볍게 세 가지를 담아봤다. 먼저 타코(문어)는 쫀득한 식감과 속은 수분을 가득 머금어 촉촉함이 느껴졌는데 한입 베어 물면 바다의 향이 퍼졌다. 큼지막한 두부는 그 자체로도 달콤하고 고소했지만 쪽파와 실 다시마를 얹어 감칠맛을 더했다. 입술로도 뭉개질 정도로 부드러운 반면 겉면은 탱탱해 마치 푸딩처럼 살며시 녹았다. 마지막으로 타마고는 말할 필요 없이 마무리로 딱이었는데 술기운에 달아오른 탓인지 달콤함이 유독 살아있게 느껴졌다. 사실 다마고뿐이었겠냐만 오뎅에 원 없이 취한 시간이었다. PS. 총 3.8천 엔
酒蔵 大太鼓
〒802-0004 福岡県北九州市小倉北区鍛冶町1丁目3−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