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환의 초기 명곡이자 오태호가 작곡한 '화려하지 않은 고백'은 담백하면서도 기억 저편에 깊게 각인되는 절절한 멜로디가 인상적인 곡입니다. 종로의 노포 원흥에서 맛본 짬뽕과 고기튀김은 바로 이 노래의 분위기와 닮아 있습니다. 화려한 수식어는 없지만 기본에 충실하며 은근하게 마음을 파고드는 매력이 있기 때문입니다. 원흥은 송탄 영빈루 주방장의 처남이 운영하는 곳으로 이미 애호가들 사이에서는 정평이 나 있습니다. 점심시간 대기가 상당해 오후 늦게 방문했음에도 여전히 만석일 정도로 인기가 높습니다. 이곳의 고기튀김은 얇은 튀김옷 안에 질 좋은 돼지 안심이 들어있어 퍽퍽하지 않고 부드러운 식감을 자랑합니다. 소금간이 절묘하게 되어 있어 처음 몇 조각은 아무것도 찍지 않고 본연의 맛을 즐기기에 좋습니다. 이후 간장에 식초와 고춧가루를 섞어 곁들이면 담백하고 기름지지 않은 튀김의 맛을 다채롭게 즐길 수 있습니다. 함께 맛본 짬뽕은 첫 입에 강렬한 자극을 주지는 않지만 먹을수록 당기는 힘이 있습니다. 국물은 점도가 있으면서도 매운맛이나 텁텁함 없이 깔끔합니다. 송탄 영빈루가 고기의 묵직함을 강조한다면 원흥은 양배추와 채수가 주는 시원함이 특징입니다. 특히 주문 즉시 볶아낸 고명이 과하지 않은 불맛을 내며, 국물을 잘 머금는 얇고 쫄깃한 면발과 조화를 이룹니다. 원흥은 자극적인 화려함 대신 슴슴하지만 깊은 내공으로 손님에게 말을 거는 집입니다. 식사를 마치고 나면 마치 노래 가사처럼 화려하지는 않지만 이곳에 계속 와야 한다는 진심 어린 고백을 들은 듯한 기분이 듭니다. 왜 이곳이 오랜 시간 맛집으로 사랑받고 있는지 충분히 납득하게 되는 기분 좋은 식사 였습니다.
원흥
서울 중구 다동길 46 다동빌딩
Luscious.K @marious
제 노래방 1번 애착곡입니다